
이민 당국에 계류 중인 각종 이민 서류 적체건수가 1,130만건으로 사상 최대치에 도달한 가운데 고학력자와 전문직 종사자들이 주로 이용하는 취업이민 EB-1A와 EB-2 NIW의 승인율이 급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민 전문매체 ‘비욘드 보더’(Beyond Border)가 연방 이민서비스국(USCIS)의 2026회계연도 1분기 자료를 분석해 지난 달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말 현재 USCIS에 계류 중인 이민 신청 및 청원은 약 1,130만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같은 기간보다 약 17% 증가한 규모다. 이 가운데 정상적인 처리기간을 넘어선 실질적인 적체건수는 약 630만건에 달했다. 1년 전 430만건 미만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적체 규모가 크게 불어난 것이다.
반면 USCIS가 2026회계연도 1분기에 처리한 사건은 약 180만건으로 전년 동기보다 41% 감소한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취업이민 분야에서 승인율 하락세가 두드러지고 있다.
이민법률 전문업체 ‘이민USA’(Immi-USA)가 USCIS 통계를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특기자 이민’으로 불리는 EB-1A의 승인율은 2025회계연도 전체 66.91%에서 2026회계연도 1분기 47.45%로 떨어졌다.
신청자 절반 이상이 승인을 받던 기존 흐름에서 벗어나 이제는 절반 이상이 거절될 수 있는 수준으로 심사 문턱이 높아진 셈이다.
석사 이상 고학력자나 과학·기술·비즈니스 등 분야에서 미국의 국익에 도움이 된다는 점을 인정받으면 고용주의 스폰서 없이 영주권을 신청할 수 있는 EB-2 국가이익면제(NIW)도 상황은 비슷하다.
이민USA 분석에 따르면 EB-2 NIW 승인율은 2025회계연도 55.17%에서 2026회계연도 1분기 42.61%로 떨어졌다. 단순 계산하면 거절률이 약 57%에 이르는 수준이다.
EB-1A와 NIW는 모두 고용주의 직접적인 스폰서 없이 신청할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연구자와 엔지니어, 의사, 기업인, 예술인 등 전문직 종사자들에게 인기가 높은 취업이민 카테고리다.
하지만 최근 승인율 급락은 학력이나 경력만으로는 승인을 장담하기 어려워졌으며 신청자가 자신의 성과와 전문성이 미국에서 갖는 중요성을 보다 구체적으로 입증해야 하는 방향으로 심사가 강화되고 있음을 보여준다는 분석이다.
특히 EB-1A의 경우 국제적 또는 전국적으로 인정받는 지속적인 성과와 해당 분야에서 최상위권에 속한다는 사실을 입증해야 한다. NIW 역시 신청자의 전문 분야가 미국에 상당한 가치와 국가적 중요성을 갖고 있고 신청자가 해당 사업이나 연구를 성공적으로 추진할 위치에 있다는 점 등을 입증해야 한다.
이와 함께 전체 이민 사건 적체까지 빠르게 증가하면서 취업이민 신청자들은 승인 여부뿐 아니라 처리 지연이라는 이중 부담을 안게 됐다.
비욘드 보더는 USCIS의 2026회계연도 1분기 자료에서 전체 계류 사건 증가와 처리 건수 감소가 동시에 나타났다며 이민 시스템의 적체가 다시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김상목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