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건비 상승과 구인난이 외식업계의 고질적인 부담으로 자리 잡으면서 로봇과 인공지능(AI)을 활용해 인력 부족을 메우고 비용을 절감하려는 식당들이 늘고 있다.
최근 애너하임에서 열린 ‘캘리포니아 레스토랑 쇼’에서는 음식을 나르는 서빙 로봇부터 전화 주문과 예약을 처리하는 AI, 피자 반죽을 만드는 로봇까지 외식업계의 인력난을 겨냥한 다양한 기술이 대거 등장했다.
캘리포니아 레스토랑협회의 레이 빌라만은 “기술은 직원들의 업무 능력을 높여주는 일종의 초능력과 같은 역할을 한다”고 말했다.
이번 전시회에 소개된 기술들은 단순히 신기한 장비를 선보이는 데 그치지 않고 식당의 업무 효율을 높이고 인건비와 운영비를 절감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캘리포니아 레스토랑 쇼의 폴 페드로는 “많은 사람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큰 분야”라며 “다른 업계와 마찬가지로 식당들도 기술을 이용해 자신들이 직면한 문제를 해결하려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가장 눈길을 끈 것은 음식을 주방에서 테이블까지 운반하는 서빙 로봇이다. 로봇이 반복적으로 주방과 홀을 오가는 일을 맡으면 직원들은 주문이나 고객 응대 등 사람의 손길이 필요한 업무에 더 많은 시간을 쓸 수 있다.
베어 로보틱스의 데릭 하먼은 “우리가 하는 일을 더 효율적으로 만들어주는 것”이라며 “주방과 홀을 오가는 데 쓰는 시간이 줄어들면 고객에게 더 집중할 수 있다”고 말했다.

AI는 식당의 전화 응대까지 맡기 시작했다. 바쁜 시간대 직원이 받지 못했던 전화를 AI가 대신 받아 주문이나 예약으로 연결해 매출 손실을 막는 방식이다.
로만 AI의 리키 월시는 “하루에 몇 통씩 전화를 놓치는 것도 일주일, 한 달 단위로 쌓이면 상당한 손실이 된다”며 “AI를 도입하면 한 달에 수천 달러를 절약할 수 있다”고 말했다.
피자 제조 과정에도 자동화 기술이 빠르게 파고들고 있다. 피에로 그룹은 피자 반죽을 일정하게 펴주는 로봇과 시간당 최대 200개의 피자를 구울 수 있는 오븐을 선보였다.
피에로 그룹의 피터 드 용은 자동화 기술이 특히 숙련 인력을 구하기 어려운 식당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수제 피자와 같은 맛을 내려면 일정한 기술이 필요하지만 그런 숙련된 인력을 빠르게 구하기는 어렵다”며 “직원을 교육해 마침내 완벽한 피자를 만들 수 있게 했는데 길 건너편 식당에서 시간당 3달러를 더 준다고 하면 떠나버리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야외 식당의 난방 장치에도 스마트 기술이 적용되고 있다. 포컬은 손님이 자신의 휴대전화로 원하는 온도를 직접 설정하거나 난방을 끌 수 있는 스마트 전기식 파티오 히터를 선보였다.
포컬히트의 라지 틸와는 “더 이상 식당 야외 좌석에서 자리를 이리저리 옮기거나 옆자리 손님과 ‘나는 뜨겁게 해달라’, ‘나는 차갑게 해달라’며 다툴 필요가 없다”고 설명했다.
로봇과 AI가 식당 곳곳으로 확산하면서 사람의 일자리를 빼앗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그러나 관련 업체들은 자동화의 목적이 직원을 없애는 것이 아니라 단순하고 반복적인 업무를 줄이는 데 있다고 강조했다.
넥스트 로봇의 응우옌 부이는 “일자리를 없애는 것이 아니다. 누군가는 기계를 작동해야 하고 누군가는 조리법을 개발해야 한다”며 “세탁기가 있다고 해서 내가 빨래를 하지 않아도 되는 것은 아니지 않느냐”고 말했다.
이번 전시회에서 외식업계가 제시한 방향도 ‘사람 없는 식당’보다는 ‘기술과 사람이 함께 일하는 식당’에 가까웠다. 로봇과 AI에 반복적인 업무를 맡기고 직원들은 음식의 품질과 고객 서비스에 더 집중하는 방식으로 인력난과 비용 상승에 대응하려는 것이다.
박성철 기자(sungparkknews@gmai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