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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지 탓 아니다” 밤마다 찾아오는 야식본능…범인은 ‘장내세균’

2026년 04월 1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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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마다 습관적으로 냉장고 문을 열거나 고열량 배달 음식을 찾는 이들이 많다. 흔히 이러한 야식 증후군을 개인의 의지력 부족으로 치부하기 쉽지만, 전문가들은 이를 단순한 습관이 아닌 ‘장-뇌 축(Gut-Brain Axis)’의 불균형이 보내는 신체 이상 신호로 파악해야 한다고 경고한다.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이희창 원장은 지난 8일 유튜브 채널 ‘건나물 TV’에서”야식 증후군은 단순한 식습관이나 감정의 문제가 아니라 장과 뇌 사이 신호 체계의 균형이 깨진 결과일 수 있다”고 밝혔다. 장과 뇌는 신경과 호르몬을 통해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는데, 이 체계가 무너지면 신체는 실제로 에너지가 필요하지 않은 상황에서도 강렬한 허기를 느끼게 된다는 설명이다.

특히 장내 유해균이 내뿜는 물질이 미주신경을 타고 뇌로 전달되면 포만감 신호 전달이 저해된다. 일부 세균이 생성하는 ‘ClpB’ 단백질은 식욕 억제 호르몬과 구조가 유사해, 면역체계가 정상적인 식욕 조절 신호를 오인하게 만드는 ‘분자 모방’ 현상을 유발하기도 한다.

더 큰 문제는 장내 독소가 혈액을 통해 뇌의 시상하부에 미세 염증을 일으킬 때 발생한다. 시상하부에 염증이 생기면 포만감을 느끼게 하는 렙틴 호르몬의 기능이 마비된다. 결국 뇌는 영양소가 충분함에도 에너지가 부족하다고 착각하여 탄수화물과 고칼로리 음식을 끊임없이 갈구하게 된다.

장내 유해세균은 즐거움을 느끼는 뇌의 보상 회로까지 자극한다. 흔히 비만균이라 불리며 단 음식을 먹을 때 도파민이 잘 나오도록 신경계에 영향을 준다. 야식으로 기름지고 단 음식이 당기는 이유 이 세균들이 지방과 설탕을 먹기 좋아하기 때문이다.

문제는 야식을 반복하면 도파민 반응도 무뎌질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결국 더 자극적이고 더 많은 양을 먹어야만 만족하는 보상 결핍 상태에 빠지게 된다. 또한 장에 생긴 염증은 행복 호르몬인 세로토닌이 만들어지는 것도 방해해 우울하고 불안한 감정을 키운다.

전문의들은 이 같은 연결고리를 끊기 위해 장내 환경 개선이 시급하다고 조언한다. 가장 효과적인 방법 중 하나는 ‘간헐적 단식’이다. 최소 12시간 이상의 공복을 유지하면 장의 자정 작용이 활성화되어 체내 노폐물과 유해 세균을 배출하는 데 도움이 된다. 다만 갑작스럽고 무리한 단식은 폭식으로 이어질 위험이 있으므로, 개인의 생활 리듬에 맞춰 식사 간격을 조절하며 필요시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것이 권장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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