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35·토론토 블루제이스)이 타선의 지원에도 승리 투수 요건을 갖추지 못하고 마운드를 내려왔다.
왼 팔뚝 불편함이 감지됐기 때문이다.
류현진은 1일 캐나다 온타리오주 토론토 로저스센터에서 열린 2022 메이저리그(MLB) 시카고 화이트삭스전에 선발 등판해 4이닝 4피안타 3실점(2자책)을 기록했다.
팀이 5-3으로 앞선 상황에서 교체됐지만 5이닝을 채우지 못해 시즌 3승 달성은 다음으로 미뤘다. 5.48이던 평균자책점은 5.33으로 조금 내려갔다.
투구수가 58개 뿐이었지만 토론토 벤치는 이른 교체를 택했다.
토론토는 트위터를 통해 류현진이 왼 팔뚝에 불편함을 느꼈다고 설명했다.
류현진은 포심 패스트볼 24개, 체인지업 17개, 커브 16개, 커터 1개를 던졌다. 최고 구속은 89.3마일로 시즌 평균인 89.6마일에도 못 미쳤다. 이날 포심 패스트볼 평균 구속은 87.6마일에 그쳤다.
토론토는 화이트삭스를 7-3으로 꺾고 7연승을 질주했다. 29승20패로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 2위다.
류현진의 시작은 좋지 않았다. 1회초 선두타자 AJ 폴락에게 리드오프 홈런을 허용했다.
LA 다저스 시절인 2019년 류현진과 한솥밥을 먹었던 폴락은 한가운데 높은 커터를 잡아당겨 좌측 담장을 넘어가는 솔로포로 연결했다.
예상하지 못했던 한 방을 맞았지만 류현진은 빠르게 페이스를 되찾았다.
앤드류 본을 내야 땅볼로 처리하고 첫 아웃 카운트를 신고한 류현진은 호세 아브레유를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결정구로 택한 체인지업이 통했다. 류현진은 루이스 로버트에게 뜬공을 유도해 1회를 마쳤다.
2회에는 제이크 버거-루리 가르시아-애덤 엔젤을 모두 범타로 솎아냈다. 스트라이크 존에 조금씩 걸치는 제구를 바탕으로 안타를 막았다.
3회 1사 후 대니 멘딕에게 좌전 안타를 맞은 류현진은 1회 첫 피홈런을 안겨준 폴락을 더블 플레이로 처리했다.
팀 타선이 3회말 3점을 지원해 5-1의 리드를 등에 업은 4회는 생각처럼 쉽지 않았다.
선두타자 본의 우익수 방면 뜬공에 외야수 테오스카 에르난데스의 포구 실책이 나왔다. 에르난데스는 타구를 잘 따라갔지만 마지막에 공을 글러브에 넣지 못했다.
1사 주자 없는 상황이 무사 2루로 바뀐 류현진은 아브레유에게 또 한 번 한 방을 헌납했다. 이번에는 체인지업이 통타 당했다.
로버트에게 삼진을 이끌어내며 한숨을 돌리는 듯 했던 류현진은 버거에게 가운데 담장을 원바운드로 때리는 큼지막한 2루타를 맞았다. 다행히 후속타자들을 잘 처리해 추가 실점은 없었다.
류현진의 등판은 여기까지였다. 토론토는 5회부터 빠르게 불펜을 가동했다.
류현진 이후 등판한 투수들은 무실점으로 화이트삭스 타선을 봉쇄했다.
두 번째 투수 로스 스트리플링은 2⅔이닝을 3피안타 무실점으로 버텼다. 류현진의 조기 강판 속 분위기가 넘어가는 것을 막은 스트리플링은 시즌 첫 승의 기쁨을 누렸다.
타선에서는 포수 대니 잰슨이 3회 스리런포로 힘을 냈다. 유격수 보 비셋은 볼넷을 3개나 골랐다.
한편 류현진은 빅리그 1000이닝 돌파라는 금자탑을 쌓았다. 이날 경기 전까지 999⅓이닝을 소화한 류현진은 무난히 1000이닝을 넘어섰다.
류현진은 1994년부터 2010년까지 메이저리그 마운드에 선 ‘코리안 특급’ 박찬호(1993이닝)에 이어 1000이닝 이상을 책임진 두 번째 한국 선수가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