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축구가 64년만의 아시안컵 정상 탈환을 노렸지만 결승 문턱에서 무릎을 꿇었다.
위르겐 클린스만(독일)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이 6일 7시(PT) 카타르 알라이얀의 아흐마드 빈 알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 준결승전에서 요르단에 0-2로 완패했다.
유효슈팅을 단 한 개도 기록하지 못할 만큼 졸전이었다. 요르단은 7개.
이로써 1960년 이후 64년 만에 대회 우승을 노렸던 클린스만호는 씁쓸하게 귀국길에 오르게 됐다. 3·4위 결정전은 열리지 않는다.
조별리그부터 불안한 경기력으로 들쭉날쭉했던 한국은 결국 중동의 모래바람 요르단의 벽을 넘지 못했다. 요르단은 조별리그에서도 만났던 상대로 2-2 무승부를 기록했다.
한국이 요르단과 A매치에서 패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앞서 6차례 대결해 3승3무를 기록 중이었지만 결승 문턱에서 사상 첫 패배를 당했다.
E조에서 1승2무, 조 2위로 16강에 진출한 클린스만호는 기적의 연속이었다.
사우디아라비아와 16강전에서 0-1로 뒤진 후반 추가시간 조규성(미트윌란)의 극적인 동점골에 힘입어 승부를 연장으로 끌고 갔고, 승부차기 끝에 4-2로 웃었다. 승부차기에서 골키퍼 조현우(울산)의 2연속 선방쇼가 클린스만호를 구했다.
고전은 8강전에서도 이어졌다. 호주와 8강전에서도 0-1로 뒤진 후반 추가시간 황희찬(울버햄튼)의 페널티킥 득점으로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이어 연장 전반 14분 해결사 손흥민(토트넘)의 결정적인 프리킥으로 승부에 마침표를 찍었다.
클린스만호는 토너먼트에서 두 경기 연속으로 패배 직전에 살아나 ‘좀비축구’라는 별명을 얻었지만 준결승전에선 이어가지 못했다.
이날 한국은 후반 8분 만에 수비 실책으로 알나이마트에게 선제골을 허용했고, 13분 뒤에는 알타마리에게 뼈아픈 추가골을 내줬다.
이날 요르단은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87위라는 숫자에 의미를 둘 수 없을 만큼 한국(23위)을 상대로 압도적인 경기를 펼쳤다.
16강전에서 이라크, 8강전에서 타지키스탄을 꺾은 상승세가 매서웠다. 역습이 간결하고, 위협적이었다.
이에 반해 한국은 수비의 핵 김민재(바이에른 뮌헨)가 경고누적으로 빠진 공백이 두드러졌다. 연이은 연장 승부 탓인지 활동량도 요르단을 압도하지 못했다. 수비 집중력도 떨어졌다.
잦은 실책과 불안정한 커버로 분위기를 완전히 넘겨준 경기였다. 골키퍼 조현우의 선방이 없었다면 대량 실점이 나와도 이상하지 않았을 경기력이었다.
요르단은 사상 처음으로 아시안컵 결승에 진출했다. 이란-카타르의 준결승전 승자와 우승을 다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