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카보베르데가 박수 세례를 받으며 2026 북중미 월드컵에서의 각본 없는 드라마를 마쳤다.
카보베르데는 3일 마이애미 스타디움에서 열린 아르헨티나와의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32강전에서 연장 혈투 끝에 2-3으로 패배하고 탈락했다.
‘FIFA 랭킹 64위’ 카보베르데는 아프리카 서쪽 해변에 있는 15개의 섬으로 이루어진 군도 국가다.
영토 전체의 면적은 4033㎢로 한국(10만266㎢)의 약 25분의 1 수준이다.
카보베르데 축구대표팀은 오랜 기간 아프리카 대륙 내에서 약체로 분류됐다.
월드컵 본선은 여태 한 번도 밟지 못했고, 아프리카축구연맹(CAF) 네이션스컵은 2010년대에 들어서야 본선에 올라 간간이 토너먼트에 진출할 정도였다.
그랬던 카보베르데가 사상 처음 월드컵 본선에 진출한 뒤 전 세계를 뒤흔들었다.
조별리그 H조에 속한 카보베르데는 ‘무적함대’ 스페인(3위)과 첫 경기에서 0-0 무승부를 거두며 이변을 연출했다.
뒤이어 2차전에서 우루과이(19위)와 2-2, 3차전에서 사우디아라비아(58위)와 0-0으로 비겨 3무(승점 3)를 거두고 2위로 32강에 안착했다.
다음 상대는 2022년 카타르 대회에서 통산 3번째 우승을 달성한 디펜딩 챔피언 아르헨티나(2위)였다.
‘축구의 신’ 리오넬 메시(마이애미)를 비롯해 훌리안 알바레스(아틀레티코 마드리드), 엔조 페르난데스(첼시), 라우타로 마르티네스(인터밀란), 알렉시스 맥앨리스터(리버풀), 크리스티안 로메로(토트넘) 등 슈퍼스타들이 즐비해 일방적인 승부가 예상됐다.
그러나 카보베르데는 쉽게 포기하지 않았다.
전반 29분 메시에게 선제 실점을 내줬지만, 후반 14분 데로이 두아르트(루도고레츠)가 침착한 오른발 슈팅으로 동점골을 터뜨려 반격했다.

아르헨티나는 이번 대회 깜짝 스타로 발돋움한 골키퍼 보지냐의 선방쇼에 막히며 고전했고, 카보베르데와 예상치 못한 연장전 승부까지 벌였다.
120분 혈투도 짜릿했다. 카보베르데는 연장 전반 2분 리산드로 마르티네스(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게 재차 실점을 내줬으나 연장 전반 13분 시드니 로페스 카브랄(트라브존스포르)이 환상적인 감아차기로 기록한 동점골로 다시 맞섰다.
조별리그에 이어 토너먼트에서도 이변이 연출되는 듯했지만 기적은 거기까지였다.
카보베르데는 연장 후반 11분 코너킥 위기에서 내준 디네이 보르지스(알바타에)의 자책골로 끌려갔고, 결국 아르헨티나에 패배하고 탈락했다.
비록 승리하지 못했지만, 대회 내내 투혼을 발휘한 카보베르데에 박수가 쏟아졌다.
경기 종료 후 메시를 비롯한 아르헨티나 선수들은 카보베르데 선수들에게 다가가 위로와 격려를 건넸다.
AP통신은 “카보베르데는 메시와 아르헨티나를 벼랑 끝까지 몰아붙였다”며 “그들은 돈보다 훨씬 더 많은 걸 얻었고, 축구계 최고의 무대에서 자신들의 이름을 알렸다”고 조명했다.
가디언은 “카보베르데가 보여준 투지는 정말 대단했다. 그들은 스포츠 역사상 가장 큰 이변을 일으킬 뻔했다. 후반전은 메시와 보지냐의 역사적인 맞대결처럼 보였다”고 극찬했다.
특히 보지냐는 이날도 선방 8개를 기록하며 메시를 쩔쩔매게 했다.
BBC도 “카보베르데는 월드컵 역사에 뚜렷한 발자취를 남겼다. 비록 경기에서 패배했지만, 카보베르데는 존경받을 자격이 충분했다”고 치켜세웠다.
한편, 이날 콜롬비아가 가나를 1-0으로 꺾으면서 마지막 16강행 열차에 올라탔다.
4일부터는 16강전이 시작되며 매일 두 경기씩 열리게 된다.
7월 3일 경기결과(32강전)
호주 1(2) – 1(4) 이집트
아르헨티나 3-2 카보베르데
콜롬비아 1-0 가나
7월 4일 경기일정(16강전)
캐나다 – 모로코 (오전 10시)
파라과이 – 프랑스 (오후 2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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