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미 대통령은 사우디아라비아 방문 중 모하메드 빈살만 왕세자와의 대담서 ‘미 대통령이 카슈끄지 살해 건과 관련해 왕세자를 비난하지 않았다’는 사우디 고위관리의 발언이 사실이 아니다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중동 순방을 마치고 16일 저녁(현지시간) 백악관에 도착해 본관으로 들어가던 중 기자들로부터 바로 전에 사우디 외무차관이 미국 팍스 뉴스에 한 언급에 관해 질문을 받았다.
아델 알주베이르 차관은 바이든 대통령이 카슈끄지 건으로 “왕세자를 책망하는 특정한 귀절을 회동 내내 듣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것이 사실이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바이든 대통령은 한미디로 “아니다”고 부인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이번 사우디 방문 때 빈살만 왕세자를 만나 카슈끄지 건으로 어떤 말을 할 것인지가 초미의 관심사였다. 15일 오후 이스라엘 방문을 마치고 사우디 제다항에 도착한 얼마 후 바이든 대통령과 빈살만 왕세자는 만났다.
물론 비공개였고 대담 개시 전 언론공개 부분도 사우디 측이 기자들의 녹음을 허용하지 않았다. 배석한 사우디와 백악관 관리들은 왕세자가 다시는 ‘그런 일’이 벌어지지 않도록 조치를 취했다고 말하고 이어 미국도 이런 비슷한 ‘실수’와 ‘잘못’을 하지 않았느냐며 두 건을 구체적으로 들었다고 전했다.
ووزير الدولة مساعد بن محمد العيبان https://t.co/QzA48UAGNc pic.twitter.com/RLU7TO3EZP
— خـالـدٌ (@KhalidAA09) July 15, 2022
여기서 ‘그런 일’은 사우디 정보부 일부 요원들이 정부 지시 없이 멋대로 카슈끄지를 납치해서 잔인하게 살해한 것을 가리킨다.
문제는 바이든 대통령이 ‘빈살만 왕세자가 실질적으로 살해를 지시했다’는 미 정보부의 관련 최종 보고서에 맞춰 왕세자의 ‘배후 지시’를 언급하고 책망했느냐 여부다.
사우디 측은 전날 왕세자가 미국도 그런 실수를 했다고 지적한 사실을 중점적으로 알렸다. 하루 뒤 더 나아가 ‘왕세자를 꾸짖는 투의 미 대통령 말은 일체 없었다’고 말한 것이다. 강경 보수 기조로 민주당와 바이든 ‘때리기’에 골몰하는 팍스 뉴스에서 한 말이라 외무차관이 먼저 방송 입맛에 맞게 과장했을 수도 있다.
이에 대해 바이든 대통령은 단칼에 ‘아니다’고 반박했다. 이 말은 미 대통령이 어떤 식으로든 사우디 왕세자에게 “카슈끄지 살해를 암묵적으로나 명시적으로 지시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지적했다는 것을 뜻한다.
미 대통령의 말이 맞는지 사우디 외무차관의 말이 맞는지 아직 분명하게 알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