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스코틀랜드 당국은 11일(현지시간) 1988년 스코틀랜드 로커비 상공에서 여객기를 파괴한 폭탄을 제조한 혐의를 받고 있는 리비아 남성이 미국에 구금돼 있다고 밝혔다고 AP통신, BBC 등이 보도했다.
스코틀랜드 검찰청은 성명을 통해 “로커비 폭탄테러로 숨진 이들의 가족은 용의자 아부 아젤라 마수드 케이르 알마리미가 미국에 구금돼 있다는 통보를 받았다”고 밝혔다.
미국 법무부는 이 같은 내용을 확인하면서 “그가 미 컬럼비아 지방법원에 처음 모습을 드러낼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다만 미 법무부는 마수드가 어떻게 미국에서 구금됐는지에 대해서는 자세한 정보를 제공하지 않았다고 AP통신이 전했다.
다만 BBC는 지난달 마수드가 리비아에서 민병대에 납치됐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그가 미 당국에 넘겨져 재판을 받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고 보도했다.
1988년 12월21일 런던에서 뉴욕으로 향하던 팬암 103편은 스코틀랜드 남부 로커비 상공에서 폭발하면서 미국인 189명을 포함해 탑승객 259명 전원과 마을 주민 11명 등 총 270명이 사망했다. 이 사건은 영국 영토 내에서 벌어진 가장 치명적인 테러 공격으로 남아 있다.
2001년 전직 리비아 정보 장교 압델바셋 알-메그라히는 비행기 폭파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았다. 그는 테러 공격에 대해 유죄 판결을 받은 유일한 사람이었다. 그는 한 항소에서 패소하고 또 다른 항소를 포기한 뒤 2009년 암으로 시한부 투병 중이었기 때문에 석방됐다. 그는 2012년 리비아에서 여전히 자신의 결백을 주장하며 사망했다.
수사의 돌파구는 2017년 미국 관리들이 리비아 정보국의 오랜 폭발물 전문가인 마수드가 리비아 지도자인 무아마르 알 카다피 정권 붕괴에 따라 구금된 후 2012년 리비아 법 집행 기관에 제공한 인터뷰 사본을 받았을 때 나왔다.
이 인터뷰에서 마수드는 팬암 공격에서 폭탄을 제조했으며 두 명의 다른 공모자들과 협력하여 이를 수행했다고 인정했다고 미국 관리들이 말했다. 그는 또 이번 사건에 제출된 FBI 진술서에 따르면 이번 작전은 리비아 정보기관의 명령이었으며 카다피가 공격 후 자신과 다른 팀원들에게 감사를 표했다고 밝혔다.
마수드는 현재 로커비 폭탄 테러와 관련하여 미국에서 기소된 세 번째 리비아 정보 관리이지만, 그는 미국 법정에서 재판을 받는 첫 번째 사람이 될 것이라고 AP통신이 보도했다.
스코틀랜드 당국은 “영국 정부 및 미국과 협력하는 스코틀랜드 검찰과 경찰은 알-메그라히와 함께 행동한 사람들을 법의 심판대에 세우는 것을 목표로 이 수사를 계속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