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살인 누명을 쓰고 수십 년간 교도소에서 복역하던 남성이 유죄 판결을 뒤집는 데 성공했다.
뉴욕포스트는 15일 자신이 짓지 않은 살인죄 때문에 28년간 갇혀 지내야만 했던 러마 존슨(50)의 사연에 대해 보도했다.
존슨은 1994년 10월, 마커스 보이드를 살해한 혐의로 종신형을 선고받았다. 당시 보이드는 복면을 쓴 두 명의 남성이 쏜 총에 맞아 사망했다. 경찰과 검찰은 해당 사건이 마약 자금을 둘러싼 분쟁이며, 마약상으로 활동하고 있던 러마 존슨과 짐 캠벨을 용의자로 지목했다. 당시 존슨은 범행이 발생했을 당시 자신이 여자친구와 함께 수 ㎞ 떨어진 곳에 있었다고 밝히며 결백을 주장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이후 존슨은 세인트루이스 지방 검사 킴벌리 가드너와 자신의 무죄를 증명할 증거들을 차곡차곡 모으기 시작했다. 자신이 캠벨과 함께 마커스 보이드를 살해했다고 증언한 제임스 하워드(46)가 무죄를 증명해줄 핵심 인물이었다.
하워드는 청문회를 통해 자신이 캠벨과 함께 보이드를 살해했으며, 존슨이 그 자리에 없었다고 증언했다. 하워드에 따르면 보이드는 마약 구매로 인해 빚을 진 상태였으며, 하워드 본인이 뒤통수와 목에, 캠벨이 옆구리에 총격을 가했다.
가드너는 존슨을 범인으로 몰기 위해 경찰 측이 협박과 금품을 통해 거짓 증인을 만들었다는 사실 역시 밝혀냈다. 마커스 보이드와 함께 공격당한 제임스 그레고리 엘킹은 습격 이후 자신을 방문한 조지프 니커슨 형사가 “당신이 범인을 알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라고 말하며 자신을 압박했으며, 경찰 측이 제시한 용의자인 존슨을 범인으로 지목한 이후 4000달러(약 510만원)를 받았다고 증언했다. 엘킹은 존슨을 감옥으로 보내게 된 자신의 선택에 대해 “그 일은 지금까지도 나를 괴롭게 만들고 있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존슨 측 변호사들은 판결 번복에 반대하고 있는 법무장관 앤드류 베일리에 맞서 “주 최고 사법기관은 가드너와 존슨이 축적한 명명백백한 증거에 이의를 제기할만한 어떠한 물증도 제시하지 않고 있다”라고 말했다.
존슨의 재심을 맡은 데이비드 메이슨 판사는 “무죄를 증명하는 명확하고 설득력 있는, 신뢰할 만한 증거가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라며 지난 14일, 28년 만에 존슨의 유죄 판결을 뒤집었다. 판결을 뒤집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가드너는 “러마 존슨, 당신은 이제 자유다. 오늘은 정말 역사적인 발렌타인 데이가 됐다”라고 말했다.
현재 존슨의 새로운 삶을 지원하기 위한 기부 캠페인이 진행 중이며, 12만 달러(약 1억 5400만원)의 기금이 모인 상태이다. 존슨은 변호사를 통해 가족과 다시 연락을 취하며 수감생활 동안 즐기지 못했던 많은 것들을 누릴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