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화당이 주도하는 하원이 이스라엘 정부 수뇌를 대상으로 체포영장을 청구한 국제형사재판소(ICC)를 제재하는 법안을 4일(현지시각) 통과시켰다.
미 의회전문매체 더힐에 따르면 미 하원은 이날 ICC 제재 관련 법안에 대한 표결을 진행해 찬성 247표, 반대 155표로 가결했다.
표결에 참여한 공화당 의원 전원이 찬성표를 던졌고, 친(親)이스라엘 성향의 민주당 의원 42명도 찬성했다.
ICC 소속 카림 칸 검사장은 지난달 20일 야히야 신와르 등 하마스 지도부와 함께 이스라엘의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 요아브 갈란트 국방장관을 상대로 체포영장을 청구했다고 밝혔다.
네타냐후 총리 등 이스라엘 지도부가 인도주의 구호물자를 거부하고 분쟁 상황에서 민간인을 표적으로 삼았다는 판단에서다.
이스라엘 지도부를 하마스와 동일선상에 둔 것을 두고 미국에서는 반발이 터져나왔다. 특히 공화당은 미국이나 동맹국을 상대로 체포시도 등을 할 경우 ICC 관료들의 비자발급과 금융거래를 제한하는 제재 법안까지 내놨다.
백악관은 “ICC 제재는 미국의 우려를 해결하기 위한 효과적이거나 적절한 도구가 아니다”며 반대 입장을 밝혔음에도 일부 민주당 의원들이 지지하면서 법안이 하원을 통과했다.
마이크 존슨(공화·루이지애나) 하원의장은 이날 “이란의 대리인인 하마스 악당에 맞서 국가 존립을 위해 싸우는 이스라엘 총리와 국방장관에게 체포영장을 발부하겠다는 발상은 우리에게 비양심적”이라며 “ICC는 이 행동에 대해 처벌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법안이 상원까지 통과해 조 바이든 대통령에게까지 전달될 가능성은 높지 않아 보인다.
공화당은 당초 초당적 제재 법안을 발의하려 했으나, 민주당과 협상이 결렬된 후 공화당안에 대한 표결을 강행했다. 미국 상원은 민주당이 주도하고 있어 표결을 원안대로 처리하지 않을 공산이 크다.
한편 미 의회는 제재 법안과 별개로 네타냐후 총리의 상하원 합동 회의 연설도 추진 중이다.
존슨 의장은 민주당 소속 척 슈머 상원 원내대표와 협의를 거쳐 네타냐후 총리를 초청했고, 네타냐후 총리 역시 이를 수락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구체적인 날짜는 아직 발표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