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 81세로 재선에 도전하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여러 비공개 회의에서 인지력 저하 우려를 키웠다는 보도가 나왔다.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4일 수개월간 45명을 인터뷰한 것을 근거로 ‘비공개 회의에서 바이든이 인지 저하(slipping) 조짐을 보인다’고 보도했다.
지난 수개월간 바이든 대통령과 회의에 참석한 공화당원과 민주당원 등이 인터뷰 대상이었다. 바이든 대통령에게 의구심을 표한 대다수는 공화당원이었으나, 일부 민주당원 역시 바이든 대통령의 나이 우려를 목격했다 얘기했다고 매체는 전했다.
일례로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1월 우크라이나 지원 안보 예산안 통과를 위해 의회지도자들과 협상에 나섰는데, 때때로 너무 작게 이야기해 일부 참석자들은 듣는 것이 힘들었다고 했다.
또한 바이든 대통령은 메모를 읽은 뒤 지나치게 오랜 시간 침묵하는가 하면, 너무 오래 눈을 감고 있어 집중력을 잃은 것처럼 보였다고 한다.
아울러 지난 2월에는 마이크 존슨 하원의장이 1대1 회담에서 대형 에너지 프로젝트를 위협하는 바이든 행정부의 정책에 대해 우려를 표했는데, 바이든 대통령은 해당 정책이 연구 단계일 뿐이라는 이상한 대답을 내놨다는 증언들도 나왔다고 신문은 전했다.
지난해 부채한도 인상 협상으로 여러차례 바이든 대통령과 만났던 케빈 매카시 전 하원의장은 WSJ에 “부통령일 때 여러 번 그를 만났고, 집에도 가곤 했다”며 “그는 그때 그 사람이 아니다”고 말했다.
다만 대다수 민주당원들은 바이든 대통령이 여전히 날카로운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주장했다.
의회 지도부 협상에 참여했던 하킴 제프리스 민주당 하원 원내대표는 “바이든 대통령은 놀라울 정도로 강하고 추진력과 결단력있었다”고 말했다.
백악관은 해당 보도에 날선 반응을 드러냈다.
앤드류 베이츠 백악관 부대변인은 “WSJ이 공화당 의원들이 수년 동안 폭스뉴스에 내뱉었던 것과 똑같은 거짓 주장을 했을 때 이를 속보라고 생각한 것은 조금 놀랍다”며 “기사에서 대통령을 비방하는 이들은 실명을 사용하기 두려워하는 정치적 정적들 뿐”이라고 평가했다.
역대 최고령 미국 대통령인 바이든 대통령은 재선에 성공할 경우 만 86세까지 임기를 수행한다.
다만 공개 석상에서 미끄러지거나 말실수하는 모습을 여러차례 보여 정신 및 신체건강에 대한 우려가 지속 제기되고 있다.
WSJ의 지난 3월 경합주 여론조사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대통령직을 수행하기에 더 나은 신체적, 정신적 건강을 지니고 있다고 응답한 이들은 28%에 불과했다. 만 77세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아 도 적합한 건강 상태를 지니고 있다고 본 이들은 48%였다.
관련기사 바이든 인지력 논란 확대…”해리스 부통령이 선거 쟁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