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책사로 불렸던 스티브 배넌 전 백악관 수석전략가가 3년 전 일어난 미국 연방의회 난입 사건과 관련해 의회 모욕죄로 유죄 판결을 받고 1일 교도소에 수감됐다고 AP 통신 등이 보도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측근인 배넌은 연방의회 난입 사건을 조사한 미 의회 하원 특별위원회의 소환장을 거부한 의회 모욕죄로 2022년 금고 4개월 등의 유죄 판결을 받았다.
배심원단은 배넌에게 두 건의 의회 모독 혐의를 유죄라고 판단했다. 하나는 미 연방 하원 1월6일 조사특별위원회의 증언을 거부한 것이고, 다른 하나는 조 바이든 대통령에게 2020년 선거 패배를 뒤집으려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시도와 관련된 문서 제공을 거부한 것이다.
지난달 법원은 출두를 명령했고 배넌은 1일 미 동부 코네티컷주에 있는 교도소에 수감됐다. AP는 배넌이 1일 정오 무렵 코네티컷주 댄버리에 있는 연방교도소에 도착해 공식적으로 구금에 들어갔다고 교정당국을 인용해 전했다.
배넌은 트럼프의 열렬한 지지자들 사이에서 일정한 영향력이 있는 것으로 알려진 인물로, 수감 전 스스로를 ‘정치범’이라고 주장하며 지지자들에게 캠페인을 계속할 것을 촉구했다.
배넌은 이날 교도소 수감 전 기자들에게 “나는 정치범”이라며 “이것이 바이든에게 맞서기 위해 필요한 일이라면, 나는 감옥에 들어가는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자신을 “매우 지지한다”면서 메릭 갈런드 법무장관을 포함한 민주당 의원들을 비난했다. 배넌은 “감옥에 간 것이 자랑스럽다”며 “갈런드의 부패한 법무부에 맞서고 있다”고 덧붙였다.
배넌의 수감 절차가 진행되는 동안 교도소 밖 길가에는 소수의 지지자들이 모여 종종 “USA!”를 외치곤 했다고 AP가 전했다. 반면 조 바이든 대통령의 지지자는 배넌을 조롱하며 “반역자”라고 외쳤다.
한편 배넌은 미국-멕시코 국경을 따라 장벽을 건설하기 위해 돈을 기부한 기부자들을 속였다는 혐의로 형사 고발에 직면한 상황이다. 배넌은 자금세탁, 음모, 사기 및 기타 혐의에 대해 무죄를 주장했으며 뉴욕주 법원에서 심리하는 재판은 9월 말까지 연기됐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앞서 백악관 임기 막판 배넌을 사면한 바 있다. 배넌은 남부 국경을 따라 장벽을 건설하겠다는 트럼프의 주요 캠페인 약속을 이행하는 데 자신의 돈이 사용될 것이라고 믿는 수천 명의 기부자를 속인 혐의로 뉴욕 남부연방지검에 의해 기소됐다.
연방검찰은 배넌이 선거운동 관계자 한 명에게 급여를 지급하고 자신을 위해 개인 비용을 지불하는 등 백만 달러 이상을 유용했다고 주장했다. 배넌의 공동 피고인들은 사면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