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대통령이 4일(현지시각) 라디오 프로그램 흑인 진행자 2명과 인터뷰에서 여러 번 말을 중단하고 적절한 표현을 찾지 못했으며 자신이 “흑인 대통령과 일한 첫 흑인 여성”이어서 자랑스럽다고 말한 것으로 미 뉴욕타임스(NYT)가 보도했다.
바이든은 또 독립기념일을 맞아 백악관에서 군인 가족을 만난 자리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미 대통령에 대해 말하면서 “우리 동지 중 한 사람, 전 대통령”이라고 말한 뒤 “아무래도 그렇게 말하면 안 되지”라면서 말을 끊고 이동했다.
바이든은 필라델피아 소재 WURD 라디오 방송과 인터뷰에서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일한 것이 영광이라는 의미로 말을 하려다가 실수했다. 실수하기 전 자신이 최초의 흑인 여성 연방대법관을 지명한 것과 흑인 여성 부통령을 지명한 것을 자랑했었다.
그는 또 인터뷰 초기에 자신이 델라웨어 주에서 압도적으로 승리한 최초의 대통령이라고 주장하는 실수도 저질렀다. 자신이 주 전체에서 지지를 받은 최초의 가톨릭 신도라고 밝힌 뒤 존 F. 케네디 전 대통령이 가톨릭 신도임을 강조하려 했던 것으로 보인다.
바이든 대통령과 최측근 인사들은 앞으로 수일 동안의 바이든 행보가 토론회 참패를 만회할 수 있는 기회라고 밝혀왔다.
바이든 선거 캠프 암마르 무사 대변인은 언론이 대통령의 실수를 부각한다고 비판했다.
그는 대통령이 자신을 흑인 여성이라고 발언한 것과 관련 “바이든 대통령이 자신의 업적에 대해 말하려 한 것이 분명하다. 뉴스와 언론이 이를 전하지 않은 것은 도가 넘는 터무니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지난 27일 대선토론회 참패 이후 바이든 대통령의 일거수일투족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5일 위스콘신 주 매디슨에서 유세를 벌인 뒤 ABC 방송의 조지 스테파노풀러스 진행자와 인터뷰를 할 예정이다. 7일에는 필라델피아에서 유세한다.
바이든 대통령은 WURD 라디오와 인터뷰를 통해 흑인 유권자들의 우려를 불식시키려 시도했다. 인터뷰 진행자 얼 인그램은 인터뷰를 시작하면서 “잘 알려지지 않은 업적들을 소개해 달라”고 요청했다.
인터뷰가 이처럼 부드럽게 진행되는데도 바이든은 속사포로 말을 쏟아내던 도중에 자주 말의 흐름을 바꿔 혼란스럽게 발언했다.
인터뷰 17분 동안 진행자는 바이든 대통령의 업적을 부각하고 트럼프를 비판하려 했으나 바이든이 답하는 동안 여러 차례 말을 끊을 수밖에 없었다. 예컨대 트럼프가 모든 중국 수입품에 대한 관세를 인상하는 문제에 대해 바이든이 답변하는 도중 너무 길어져 끊는다며 관세 인상이 가져오는 세금 인상 효과 등을 직접 설명하기도 했다.
바이든은 뇌종양으로 숨진 장남에 대해 말하면서 이라크에 파병됐을 때 쓰레기 소각장 가까운 곳에 기거한 때문이라고 주장하고 트럼프를 욕했다.
인터뷰 말미에 바이든은 자신이 토론을 잘못했음을 안다고 다시 인정했다. 그는 “중요한 점은 잘 알겠지만 내가 망쳤다는 사실이다. 내가 실수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