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대선 후보로 공식 확정된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오는 11월 대선을 앞두고 선거 자금 곳간을 크게 넓혀가고 있다.
25일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 등에 따르면 해리스는 지난 19일부터 나흘간 시카고 유나이티드센터에서 진행된 민주당 전당대회 기간 8200만 달러(약 1085억원)를 모금했다고 해리스 선거 캠프가 밝혔다.
특히 그중 절반가량인 4000만 달러(약 528억원)는 해리스가 지난 22일 대회에서 연설을 한 직후 수 시간 만에 쏟아진 것이라고 FT는 설명했다.
해리스 선거 캠프에 따르면 해당 기간 기부금의 3분의 1은 신규 후원자에게서 나왔다. 또 이들 중 20%는 젊은 유권자였으며 3분의 2는 여성이었다.
해리스는 지난달 21일 조 바이든 대통령으로부터 대선 후보직을 이어받은 이후 이날까지 총 5억4000만 달러(약 7149억원)를 벌어들였다.
해리스 캠프는 지난달에만 2억400만 달러(약 2723억4000만원)를 모금했는데, 이는 같은 기간 4800만 달러(약 640억8000만원)를 기부받은 트럼프 캠프와 비교해 4배가량 많은 모금액이다.
폴리티코에 따르면 이 중 5900만 달러는 개인 기부금이다. 특히 그중 20% 이상인 1250만 달러가 ‘민주당 텃밭’ 캘리포니아에서 모금됐다.
캘리포니아는 예로부터 민주당 기부금의 원천이었다. 정치적으로 진보 성향이 강한 실리콘밸리 업계 리더들 대다수가 전통적으로 민주당을 지지해 왔기 때문이다.
해당 지역에 본사를 둔 구글과 모회사인 알파벳의 직원들은 개인으로 26만2000달러(약 3억4623만원)를 기부했다. 그 뒤를 애플(17만 달러)과 메타(8만1000달러)가 이었다.
해리스 부통령은 2004~2011년 샌프란시스코 검사를 거쳐 2011~2017년 캘리포니아주 법무장관을 지낸 것도 이번 기부금 모금의 영향을 미쳤다.
실리콘 밸리에 있는 변호사이자 해리스 선거 캠프 자금 조달 업무를 맡고 있는 앤드류 번스는 “선거의 키는 해리스를 가장 오래 알고 있는 사람들의 상당한 참여와 열의가 될 것 같다”며 “해리스가 여기(캘리포니아) 출신이기 때문에 기술 분야 종사하고 있는 많은 이들이 지지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해리스 선거 캠프는 지난달 말 기준 2억2000만 달러의 현금을 보유했고, 트럼프 캠프는 1억 5100만 달러를 보유했다고 연방선거관리위원회에 보고했다.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선거 캠프 여론조사원 토니 파브리지오와 트래비스 튜니스는 전날 “민주당 전당대회 이후에는 대중 여론조사에서 해리스가 또다시 작은 반등을 보일 가능성이 크다”고 인정했다.
페어리디킨슨대가 미국 등록 유권자 810명을 대상으로 지난 17~20일 조사해 전날 공개한 결과에 따르면, 해리스의 지지율은 50%로 트럼프의 43%보다 7%p 높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