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군인들이 팔레스타인 요르단강 서안지구에서 정착촌 반대 시위에 참가한 미국인 여성을 총격해 살해했다고 AP통신이 6일(현지시각) 보도했다.
AP에 따르면 여성은 서안지구에 있는 팔레스타인 주거촌 베이타에서 열린 정착촌 확대 반대 시위에 참석했다가 이스라엘군의 총격을 당해 숨졌다.
함께 시위한 목격자가 이 같은 사실을 증언했으며, 두 명의 의사도 해당 여성이 머리에 총을 맞았다고 밝혔다.
시위에 참가했던 이스라엘인 조다난 폴락은 이스라엘 정착촌이 보이는 베이타 언덕에서 기도회를 진행 중 군인들이 시위대를 포위했고 무력 충돌이 발생했다고 전했다. 아울러 인근 옥상에서 군인들이 시위대를 향해 총을 겨눈 것을 봤다고 주장했다.
머리에 총을 맞고 쓰러진 피해 여성은 응급처치를 받으며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결국 사망했다고 한다.
매슈 밀러 미 국무부 대변인은 26살 미국인 여성이 사망한 것은 맞다면서도, 이스라엘군에게 사살됐는지 여부는 밝히지 않았다고 통신은 전했다.
밀러 대변인은 자국민 사망과 관련해 정보를 모으고 있으며, 추후 관련 내용을 밝히겠다고 덧붙였다.
이스라엘군은 군인들이 서안지구 시위 현장에서 외국인을 살해했다는 보고를 받아 관련 내용을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군대에 돌을 던지고 위협을 제기한 핵심 선동자들에게 총격을 가했다고 주장했다.
타임스오브이스라엘은 사망한 여성이 튀르키예 출신의 26살 미국인이며, 국제연대운동(ISM)이란 단체의 활동가로 알려졌다고 보도했다.
이번 사건으로 이스라엘과 미국간 긴장이 고조될 가능성이 있다. 가자지구 휴전 협정 지연으로 미국인 인질 등이 사망하면서 미국내 이스라엘을 향한 불만도 높아지는 가운데 이스라엘군이 직접 미국인을 해치는 사건이 일어났기 때문이다.
일단 미국 정부는 더 많은 정보가 필요하다며 신중한 입장을 취하고 있다.
커린 잔피에어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기내브리핑에서 “이스라엘 정부에 연락해 자세한 정보를 요청했고, 사건에 대한 조사를 요청했다”고만 밝혔다. 조 바이든 대통령도 취재진 질문에 “더 많은 정보가 필요하다”며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다만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은 이번 사건으로 이스라엘에 대한 미국의 무기공급에 변화를 줄 수 있느냐는 질문에 “우선 정확히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알아보고 그에따라 필요한 결론을 도출할 것이다”며 “더 많은 정보가 확보되면 이를 공유하고 필요에 따라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