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암살 시도 용의자 라이언 웨슬리 라우스(58)가 지난해 출간한 저서에 이란에 트럼프 전 대통령 암살을 촉구하는 내용이 담겼던 것으로 드러났다.
16일 AP통신에 따르면 라우스는 지난해 자체 출간한 책 ‘우크라이나의 이길 수 없는 전쟁’에서 이란을 향해 “트럼프를 암살하는 것은 당신의 자유”라고 쓴 것으로 확인됐다. 라우스는 2021년 1.6 의회 폭동과 이란핵합의(JCPOA) 일방 탈퇴를 “엄청난 실수”라고 비난하면서 트럼프 전 대통령을 “바보, 멍청이”로 묘사했다.
라우스는 자신이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투표한 적이 있다면서 “우리가 차기 대통령으로 선출했던 아이가 결국 모자란 아이가 된 것에 대해 책임의 일부를 져야 한다”고 적었다.
그는 정치적으로 트럼프 전 대통령, 니키 헤일리, 털시 개버드, 버니 샌더스 등 좌우를 넘나드는 모습을 보였다. 2012년 노스캐롤라이나주에서 무소속 유권자로 등록했고 가장 최근인 올해 3월엔 같은 주 민주당 예비선거에서 직접 투표했다. 또한 민주당 정치자금 모금 플랫폼 ‘액트블루’를 통해 2019년 이래 19차례에 걸쳐 140달러를 기부했다.
조지 플로이드 사망 사건 이후인 2020년 6월엔 트럼프 당시 대통령이 경찰의 위법 행위를 기소하는 행정명령을 발동하면 재선에 성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는데, 최근엔 트럼프 전 대통령에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고 조 바이든 대통령과 민주당 대선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에 대한 지지를 표명했다. 지난 4월엔 바이든 대통령을 지지하며 “민주주의는 투표 용지에 있고 우리는 질 수 없다”는 글을 소셜미디어에 올리기도 헀다.
7월 펜실베이니아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암살 시도 사건 후 바이든 대통령과 해리스 부통령이 총격으로 부상당한 사람들을 방문하고 사망한 소방관의 장례식에 참석할 것을 촉구하는 게시물을 올렸다. 라우스는 “트럼프는 그들을 위해 아무것도 하지 않을 것”이라고 썼다.
라우스는 책에서 “나는 어떤 범주에 속하기를 거부한다”면서 “사람들이 나에게 민주당인지, 공화당인지 묻는 것이 너무 지겹다”고 토로했다. 또한 “세상의 모든 문제는 엄청난 불안감과 유치한 지능, 행동을 가진 남성 중심으로 돌아가는 것 같다”면서 “여성들이 이끌면 세상은 더 나아질 것”이라고 적기도 했다.
그는 아울러 소셜미디어에 우크라이나 및 기타 전쟁에 관한 글을 자주 올렸다. 우크라이나를 위해 싸울 자원자들을 모집하고 모금을 위한 웹사이트도 운영했다.
라우스는 온라인에 유포된 동영상에서 “이것은 선과 악에 관한 것”이라고 했고, 트윗에서 “우크라이나를 위해 싸우다 죽을 것”이라고 말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두 달 뒤인 2022년 4월 키이우독립광장에서 열린 소규모 시위에 참석하기도 했다. 그가 든 플래카드엔 “더 이상 50년 이상 부패와 악을 용납할 수 없다. 우리 아이들을 위해 러시아를 끝내자”고 적혀 있다. 같은 날 그는 ‘(블라디미르) 푸틴(러시아 대통령)에 살해된 외국인’을 위한 임시 추모비도 방문했다.
그러나 우크라이나 측은 그가 군에 복무하거나 함께 일한 적이 없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 지상군사령부 외국인조정부의 올렉산드르 샤후리는 AP 인터뷰에서 라우스가 ‘과대망상’이라고도 할 수 있는 “말도 안 되는 생각”을 갖고 주기적으로 연락을 해왔다고 말했다.
라우스는 미 의사당 앞에 서서 우크라이나가 자신이 모집하려던 아프가니스탄 특공대원들을 더 이상 데려가지 않고 있다고 불만을 표출했다. 그는 지난해 한 언론 인터뷰에서 “그들은 누구든, 모든 사람이 러시아 스파이라는 것을 두려워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올해 초엔 트위터를 통해 가수 브루노 마스와 데이브 매튜스에게 우크라이나를 위한 ‘위 아 더 월드’ 스타일의 캠페인을 조직하자고 제안했다. 그는 “우크라이나를 위한 감성적인 헌정곡이 필요하다”고 했다.
이와 함께 라우스는 전직 농구스타 데니스 로드먼에게 트위터를 통해 북한과의 긴장 완화를 위해 대북 제재를 해제하는데 도움을 요청했다. 다른 트윗에선 중국의 단속을 피해 홍콩 민주화 시위대 12명을 하와이 자택에 머물도록 초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