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는 14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두 번째 임기 이후 최대 규모의 반(反)트럼프 시위가 미국 전역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벌어질 예정이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노 킹스(No Kings)’라는 이름으로 예고된 이번 시위는 50개 모든 주에서 약 2천여 건이 진행될 것으로 추정되며, 특히 중서부 인디애나주에서만 30건이 넘는 시위가 계획돼 있다. 도시부터 시골 지역까지 미국 전역이 ‘트럼프 반대’ 목소리로 들끓는 모양새다.
시위의 중심지는 미국 독립정신의 상징인 필라델피아가 될 것으로 보인다. 반면, 미 육군 창설 250주년 및 트럼프 대통령의 79세 생일을 맞아 대규모 군사 퍼레이드가 예정된 워싱턴DC는 시위 장소에서 제외됐다. 트럼프 대통령이 “워싱턴 퍼레이드 반대 시위에는 아주 강력한 대응(force)이 있을 것”이라고 경고한 것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이번 ‘노 킹스’ 시위는 트럼프 대통령의 강경 이민정책과 최근 로스앤젤레스(LA)에 군 병력을 투입한 결정에 대한 저항의 연장선상에서 이뤄지고 있다. 주최 측은 이미 지난 4월 5일 전국적으로 진행된 ‘핸즈 오프!(Hands Off!)’ 시위를 조직한 바 있는 인디비저블(Indivisible), 미국시민자유연맹(ACLU) 등 진보 성향 시민단체들이다.
이들은 트럼프 대통령과 측근들의 권한 남용과 권위주의적 통치에 맞서 이번 시위를 ‘저항의 날’로 선언했다.
LA 시위가 전국적으로 확산하며 ‘노 킹스’ 시위 규모는 예정보다 더 커졌다는 분석이다. LA에서는 현재 주방위군이 주둔 중이며, 미 해병대 병력 700명이 도심 지역 투입을 대기하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평화적 시위는 보장하되, 폭력적 행동에는 강력히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텍사스에서도 그레그 애벗 주지사가 공공안전국(DPS) 소속 요원 2천여 명과 주방위군 5천여 명 이상을 배치했다고 밝혔다.
워싱턴 D.C., 대규모 군사 퍼레이드로 맞불
워싱턴 D.C.에서는 트럼프 대통령 주재 하에 미 육군 창설 250주년을 기념하는 대규모 군사 퍼레이드가 개최된다. 수백 대의 군용 차량과 항공기, 6,700명 이상의 군인이 동원되는 퍼레이드와 콘서트, 불꽃놀이가 포함된 이번 행사는 수십 년 만에 처음 열리는 대규모 군 축제다.
AP통신에 따르면 행사 비용은 약 4,500만 달러에 달할 것으로 추산되며, 이 중 도로 보수 등 워싱턴 D.C. 인프라에 약 1,600만 달러 상당의 손상이 예상되고 있다.
이에 대해 일부 비평가들은 “군인과 참전용사, 그 가족들이 연방 프로그램 축소로 어려움을 겪는 와중에, 퍼레이드에 수천만 달러를 쏟아붓는 것은 도덕적 정당성이 없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트럼프 “나는 왕이 아니다”…시위 일축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2일 언론에 “나는 왕처럼 느껴지지 않는다. 우리는 전혀 왕이 아니다. 무엇을 승인받으려면 지옥을 건너야 한다”며 이번 시위를 평가절하했다. 그는 “워싱턴 퍼레이드 반대 시위에는 강력한 대응이 있을 것”이라 경고한 바 있다.
현재 LA에는 주방위군 병력이 배치되어 있으며, 해병대 700명이 투입 대기 중이다. 텍사스 주에서는 그레그 애벗 주지사가 공공안전국 요원 2,000명과 주방위군 5,000명 이상을 투입한 상태다.
6월 14일, 미국은 ‘국기’를 둘러싼 두 개의 세력 — ‘군사 퍼레이드’와 ‘민주주의 시위’ — 사이의 충돌 한가운데에 놓이게 된다.
그러나 트럼프 2기에 대한 반발이 갈수록 거세지는 가운데, 14일 대규모 시위는 그가 직면한 국민적 분노의 폭을 다시 한번 확인시켜줄 것으로 보인다.
K-News LA 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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