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00년대 중반 미성년자 성착취범 고(故) 제프리 엡스타인의 범행을 모든 이가 알고 있었다는 취지의 진술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10일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법무부가 공개한 엡스타인 문건엔 2006년 트럼프 대통령과 마이클 라이터 전 플로리다 팜비치 경찰청장과 대화에 이 같은 정황이 담겼다.
문건은 라이터 전 청장이 2019년 10월 연방수사국(FBI)에 한 진술서로, 엡스타인이 성매매 혐의로 구치소에 수감 중 숨진 채 발견된 지 두 달 뒤 시점이다.
라이터 전 청장은 2006년 7월 트럼프 대통령과 통화를 설명하며, 트럼프 대통령이 “당신이 그(엡스타인)를 막고 있어 다행이다. 그가 이런 짓을 해왔다는 걸 모두가 알고 있었다”고 말했다고 했다.
뉴욕 사회에서 엡스타인이 역겨운 인물로 알려져 있었다며, 엡스타인 연인이자 공범인 기슬레인 맥스웰에 대한 수사에도 집중할 것을 제안했다고 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맥스웰을 두고 “악마”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엡스타인이 미성년자들과 있을 때 함께 한 적이 한 번 있지만, 즉시 자리를 떴다고 말했다.
대화 시점은 엡스타인 관련 의혹이 확산하던 시기다. 통화는 트럼프 대통령이 전화를 걸어 이뤄졌다고 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엡스타인과 1980년대부터 2000년대 초까지 교류한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간 엡스타인 범행 연루 의혹에 대해 입장을 여러 차례 바꿨다.
처음엔 엡스타인이 미성년자를 성적 학대했다는 사실을 알지 못했다고 부인했는데, 지난해엔 엡스타인이 자신의 마러라고 클럽 직원을 “훔쳐 갔다”고 말했다.
백악관은 지난해 12월 “트럼프 대통령은 아무 잘못 없고, 엡스타인이 변태라서 마러라고에서 쫓아냈다”는 입장을 내기도 했다. 엡스타인의 범행을 인지하고 있었음을 시사하는 표현이다.
하지만 관련 문건 비편집 부분을 검토한 제이미 래스킨 민주당 하원의원(메릴랜드)은 “엡스타인 변호인에 따르면 트럼프는 엡스타인이 마러라고 회원은 아니었지만 손님이었으며, 퇴장을 요구한 적도 없다고 말했다”고 지적했다.
캐럴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라이터 전 청장과 통화 관련 “대화가 실제 있었다면 트럼프 대통령이 처음부터 주장해 온, 엡스타인이 역겨운 인간이어서 마러라고에서 쫓아냈다는 내용을 정확히 뒷받침한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