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가 2014년부터 점령해 통치하고 있는 크름반도(러시아명 크림반도)의 술집에서 병사들이 공중으로 총을 쏘고 민간인들을 구타하며 행패를 부리는 영상이 소셜미디어(SNS)에 공개돼 충격을 주고 있다.
25일(현지시간) 영국 데일리메일 등 외신에 따르면, 사건은 지난 23일 크름반도 북서부 초르노모르스크(Chornomorske)에서 일어났다.
술집 입구 발코니의 CCTV 영상이 SNS에 공유됐다. 영상을 보면 소총을 든 한무리의 병사들이 갑자기 몰려왔다. 이들은 공중으로 총을 쏘며 발코니에 있던 사람들을 위협했고, 겁에 질린 사람들은 고개를 숙이고 바닥에 앉거나 엎드렸다.
병사들과 함께 나타난 사복 차림의 남성들이 곤봉과 발길질로 엎드린 사람들을 마구 구타하는 모습도 찍혔다. 목격자들에 의하면, 이 남성들도 러시아 군인들로 당시 술을 마시다가 민간인들과 말다툼을 벌인 후 총을 든 병사들을 데려와 행패를 부린 것으로 알려졌다. 병사들과 곤봉을 든 남성이 술집 안으로 들어가는 장면도 잡혔다.
이들의 폭력으로 여러 명의 부상자가 발생했고, 남성 한 명은 크게 다쳐 병원에 입원한 것으로 전해졌다. 입원한 남성의 여자친구라고 밝힌 한 누리꾼은 SNS에 사건 영상과 피를 흘리고 있는 남성 2명의 사진을 올렸다.
이 여성은 “술에 취한 군인들이 여성들을 괴롭혀서 남성들과 싸움을 벌였고, 무장한 동료들을 불러왔다”고 설명했다. 또 “그들이 내 남자친구를 의자에 앉혀놓고 곤봉으로 잔혹하게 때렸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영상을 널리 퍼뜨리고 알려달라. 내일 당신이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이런 일이 다시 일어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다”라고 덧붙였다.
외신은 폭행을 저지른 병사들이 지난해 창설돼 크름반도에 주둔하고 있는 ‘제81 의용여단’ 소속이라고 보도했다. 이 부대는 우크라이나와 전쟁에 가담한 러시아 민간 용병기업 ‘레두트(Redut)’에 속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러시아는 2014년 우크라이나로부터 크름반도를 강제 병합했다. 이후 러시아 흑해함대가 주둔하고 있는 전략적 요충지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크름반도를 수복하는 것이 목표라고 여러 차례 천명해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