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멘 시민들 수백 명이 구호자금을 받으려고 몰려들어 아수라장이 되자 후티군인들이 군중을 진정시키기 위해 공중에 총을 발사했다.
이 탄환이 공교롭게 고압선에 맞아서 폭발이 일어났고 놀란 군중이 한꺼번에 달아나다 뒤엉켜 쓰러지면서 최소 85명이 압사했다.
19일(현지시간) AP·가디언 등에 따르면 이날 예멘 수도 사나에서 1인당 9달러 정도의 구호자금을 나눠주는 이벤트에 몰려든 수백 명의 군중이 압사 사고로 최소 85명이 사망하고 300여 명이 다쳤다고 현지 후티 정부의 아니스 알-수바이히 보건부대변인이 발표했다.
후티 내무부 대변인은 일부 상인들이 당국과 협의 없이 마구잡이로 현금을 배급한 것이 참사의 원인이라고 비난했다.
후티 알 마시라 위성 TV에 따르면 사나의 고위 보건공무원은 수십 구의 시신이 인근 병원으로 분산 수용됐고 최소 13명 이상이 중상이라고 말했다.
후티 반군은 이벤트가 벌어진 학교를 폐쇄하고 기자들의 접근을 막고 있다.
More than 90 people were killed and hundreds of others injured in a deadly stampede that broke out in Yemen's 🇾🇪 capital Sanaa during a charity distribution, days ahead of the Muslim holiday of Eid al-Fitr which marks the end of the holy month of Ramadan https://t.co/h0SAAb46xN https://t.co/tCFpsJrg1o pic.twitter.com/hnYErlTeWT
— Saad Abedine (@SaadAbedine) April 20, 2023
현장 목격자들에 따르면 무장한 후티 군인들이 몰려든 군중들을 진정시키려고 공중으로 발사한 총알이 고압선을 맞추는 바람에 폭발이 발생했다. 놀란 군중들이 한꺼번에 달아나다 넘어지면서 압사사고가 벌어졌다.
후티정부 내무장관은 이벤트를 주최한 2명을 구금하고 조사를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소셜 미디어에 올라온 영상을 보면 수십 명이 실신한 채 바닥에 널브러져 있고 수많은 사람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응급차량들이 현장에 속속 도착했다.
예멘의 수도 사나는 2014년 독재정권이 축출된 후 이란이 지원하는 후티 반군이 점령했다. 국제적으로 공인된 정부와 이를 지원하는 사우디 주도의 연합군이 2015년부터 내전에 개입하면서 오랜 전쟁이 계속되고 있다.
최근 몇 년 동안은 사우디아라비아와 이란의 대리전 양상으로 변했으며 지금까지 민간인을 포함해 15만 명 이상이 사망해 세계 최악의 내전 지역이 되었다.
이 때문에 예멘 국민 대다수는 궁핍과 가난에 시달려 왔으며 무슬림 최대 명절 가운데 하나인 에이드 알-피트르가 임박한데도 기본적인 생계유지도 힘들어 구호소마다 많은 사람들이 몰려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