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현지시간) 가디언 등 영국 언론에 의하면, 사건은 이날 오전 스코틀랜드의 글래스고에 있는 켈빈그로브 미술관(Kelvingrove Art Gallery)에서 벌어졌다.
SNS에 올라온 영상엔 2명의 여성이 빅토리아 여왕의 흉상을 훼손하는 모습이 담겼다. 한 여성은 흉상이 놓인 받침대에 스프레이로 비속어를 새겼고, 다른 여성은 흉상에 잼과 수프를 부었다.
이후 이들은 카메라를 보고 자신들의 주장을 설파했다. 식량 불안이 증가하는 것에 항의하기 위해 이런 행동을 했다고 밝힌 이들은 “우리는 빅토리아 시대로 돌아가는 것을 거부한다. (빅토리아 시대 유행했던) 기아로 인한 질병이 다시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BREAKING: CUNT ON QUEEN VIC- THIS IS RIGGED POUR JAM N PORRIDGE ON QUEEN VIC'S HEID, SPRAYPAINT CUNT ON PLINTH pic.twitter.com/OiGilPNXmx
— This Is Rigged (@Thisis_Rigged) March 3, 2024
그녀들이 소속된 단체도 SNS를 통해 같은 주장을 반복하며, 자신들이 요구하는 정책 변화가 받아들여질 때까지 이런 행동을 계속하겠다고 밝혔다. 이 단체 회원들은 같은 날 글래스고에서 열린 2024 세계실내육상선수권대회 경기에 팔레스타인 국기를 들고 난입했다가 끌려나가기도 했다. 또한 지난달 19일엔 단체 회원들이 스코틀랜드 에든버러에 위치한 영국 왕실의 홀리루드 궁전(Palace of Holyroodhouse)에 들어가 식당을 점거하고 음식을 먹는 퍼포먼스를 펼치기도 했다.
흉상을 훼손한 23세와 30세의 여성 2명은 출동한 경찰에 체포됐다. 스코틀랜드 경찰은 이들이 추후 법원에 출석하기로 약속하고 석방됐다고 전했다. 사건 직후 미술관은 일시적으로 폐쇄됐다가 다시 문을 열었다. 다만 피해를 입은 흉상이 있던 전시실은 여전히 통제 중이며 관계자들이 흉상의 훼손 정도를 평가하고 있다고 알려졌다.
최근 세계 각국의 환경운동 단체들은 자신들의 주장을 알리는 수단의 하나로 미술작품에 테러를 가하는 사건을 잇따라 저지르고 있다. 파리 루브르 박물관에 전시된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걸작 ‘모나리자’는 이미 수차례 환경운동가들의 공격을 당한 바 있다. 고흐의 ‘해바라기’와 모네의 ‘봄’ 등도 수프가 뿌려지는 봉변을 겪었다.
관련기사 리옹 미술관 수프 테러 모네 작품 봉변(영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