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사법당국이 지난달 수도 모스크바 테러와 관련해 우크라이나가 연루된 중대한 증거가 발견됐다고 발표했다.
8일(현지시각) RT에 따르면 러시아 연방수사위원회(ICRF)는 이날 “지난달 22일 모스크바 외곽 공연장에서 발생한 테러와 우크라이나 특수부대 사이 연관성을 밝혀냈다”고 공지했다.
보고서는 우크라이나가 관여했다는 ‘중대한 증거’를 언급하면서 이미 공개된 정보를 반복해 나열했다. 또 이날 회의에서 논의된 구체적인 내용은 밝히기를 거부했다.
이 같은 성명은 알렉산드르 바스트리킨 ICRF 위원장이 주재한 회의 뒤 나왔다.
러시아 연방보안국(FSB)은 전날 수사 과정에서 자백 영상을 현지 매체 1채널(페르비 카날)에 공개하면서 우크라이나가 테러 용의자에게 경제적 대가를 제공했다고 공표했다.
발표된 조사 결과에는 테러를 저지른 뒤 피의자가 빠져나갈 두 군데의 출구가 우크라이나 측에 의해 마련됐다는 내용이 담겼다.
테러 피의자는 사이풀로라는 이름으로 알고 있는 조직자의 지시를 받았다고 진술했다. 그러면서 “사이풀로가 우크라이나로 탈출을 종용했다”며 “탈출 뒤에는 인당 100만 루블(약 1461만원)을 받을 것으로 예상했다”고 말했다.
러시아 측은 대통령을 비롯한 최고위 인사가 계속해 우크라이나 연루설을 제기하고 있다.
하지만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막역한 사이인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이 테러 피의자가 자국으로 도피하려 했다고 말해 진술이 충돌하면서 신빙성이 낮아진 상태다.
지난달 22일 모스크바 외곽 크라스노고르스크의 크로쿠스 시청 공연장에서 테러가 발생해 현재까지 144명이 숨지고 551명이 부상했다.
러시아는 핵심 용의자 4명과 공범 7명 등 모두 11명을 체포, 구금해 조사를 벌이고 있다. 체포된 용의자 다수가 타지키스탄 국적을 갖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미국이 배후로 지목한 이슬람국가 호라산(ISIS-K)은 스스로 이를 인정했다. 하지만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와 서방 연루설을 계속 제기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