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질랜드 분쟁재판소는 자신을 공항으로 데려다주고 반려견을 돌봐주겠다던 약속을 지키지 않아 친구들과 함께 보려던 콘서트에 가기 위한 비행기를 놓쳤다며, 파트너에게 3만 뉴질랜드 달러(약 2553만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한 한 여성의 주장을 기각했다고 BBC가 21일 보도했다.
원고와 피고의 이니셜람 공개한 법원 문서에 따르면 H G라는 남자친구는 여자친구 C L에게 공항에 데려다주고 그녀의 반려견도 돌봐주겠다고 약속했지만, 약속을 지키지 못했다.
C L은 H G가 계약을 위반, 비행기를 놓쳤으며, 다음날 셔틀버스로 공항에 가고 개를 보관소에 맡기는 등 추가 비용이 발생했다며 이에 대한 배상을 요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두 남녀는 소송 전 6년 반 동안 사귀어 왔었다.
법원은 그러나 C L과 H G가 구두로 약속을 한 것은 사실이지만, 그것이 법적 구속력을 가지려면 약속을 반드시 지키겠다는 계약이 있어야 하는데 C L과 H G 사이에는 그러한 계약이 존재했다고 볼 수 없다며 C L의 청구를 기각했다.
크리시아 코위 재판장은 “파트너, 친구, 동료들 사이에 사회적 합의가 있었더라도 약속 이행에 대한 구속력을 입증할 수 없다면 그에 대한 법적 집행이 이뤄질 가능성은 낮다”며 “친구들이 약속을 지키지 않을 때, 다른 사람은 재정적인 결과를 겪을 수도 있지만, 그 손실에 대해 보상받지 못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친밀한 관계에서 약속을 주고받을 수 있지만, 그것이 바로 계약이라고 볼 수는 없다. C L과 H G의 약속도 우정의 맥락에서 이뤄진 것일 뿐 C L이 손해배상을 받을 자격이 있음을 입증하지는 못해 그녀의 주장을 기각한다”고 밝혔다.
이러한 판결은 지난 3월 내려졌는데 20일에야 발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