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슬람 최고 성지 사우디아라비아 메카와 메디나를 찾는 성지순례(하지) 기간 폭염으로 1000명이 넘는 사망자가 발생했다.
20일(현지시각) AFP통신에 따르면 지난 14~19일 하지 기간 사우디를 찾은 10개국 방문자 가운데 1081명이 숨진 것으로 파악됐다.
이는 이틀 전 집계된 550명에서 두 배가량 늘어난 수치다. 온열 질환을 앓는 환자도 3000여명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사우디 메카 그랜드 모스크는 섭씨 51.8도를 넘나드는 등 무더운 날씨가 이어지고 있다.
사우디 당국은 지난 주말 2700명이 넘는 온열 질환자가 발생했다고 밝혔지만, 구체적인 사망자 통계는 공개하지 않았다. 사망 원인에 대해서도 설명하지 않고 있다.
현재까지 확인된 사망자의 국적은 이집트를 비롯해 말레이시아, 파키스탄, 인도, 요르단, 이란, 세네갈, 튀니지, 이라크 등이다. 실종 사례도 다수 보고돼 사망자는 더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AFP는 “이집트인만 658명의 사망자가 보고됐다”며 “이 가운데 630명은 사우디 당국의 순례 허가를 받지 않은 입국자였다”고 설명했다.
미허가자의 경우 성지 곳곳에 설치된 냉방 시설을 이용할 수 없어 폭염에 노출된 것으로 보인다.
앞서 사우디 당국은 올해 공식 허가를 받고 방문한 순례자가 180만명이 넘는다고 밝혔다. 이 가운데 160만명 정도가 외국에서 입국한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이번 하지 기간은 세계적인 폭염의 시작과 겹치면서 메카 성지 순례자들 가운데 수백 명이 한꺼번에 숨지는 사고가 발생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