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을 향한 사퇴 압박이 갈수록 분출하는 가운데, 공개 행사에서 백악관의 지나치게 세세한 ‘대통령 가이드’가 언론을 탔다.
미국 언론 액시오스는 7일 ‘막후에서 직원들이 바이든에게 지침을 주는 방법’ 제하 기사를 통해 백악관의 공개 행사 막후 상황을 자세히 다뤘다. 기사에는 액시오스가 자체 획득한 사진 등이 담겼다.
보도에 따르면 공개 행사가 있을 때 바이든 대통령 참모들은 통상 크게 인쇄한 문서와 사진을 준비한다. 문제는 이들 문서·사진이 다루는 내용 중에 연설 등을 위해 연단으로 향하는 길 안내까지 포함됐다는 것이다.
실제 액시오스가 입수한 사본에는 ‘연단으로 걸어가기(Walk to podium)’라는 문구와 함께 막후에서 무대를 찍은 사진이 크게 담긴 문건이 포함됐다. 뿐만 아니라 ‘연단에서 시선 주기’ 등의 지침도 있다고 한다.
바이든 대통령이 공개 행사를 할 때마다 백악관 직원은 이런 문건을 직원들한테 보내는 것으로 알려졌다. 액시오스가 획득한 지침은 한 모금 행사 준비에 사용된 5장 분량의 문건으로 보인다.
해당 행사를 도운 한 직원은 액시오스에 “대통령과 같은 노련한 정치 프로가 한 장소에 어떻게 입장하고 퇴장해야 하는지 세세한 설명과 가시적 지시를 필요로 한다는 사실에 놀랐다”라고 전했다.
아울러 한동안 바이든 대통령을 보좌한 한 직원은 “한 사저에서 간단한 모금 행사를 도운 적이 있다”라며 “(직원들은) 그(바이든)의 동작을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 다루듯 했다”라고 설명했다.
81세의 나이로 꾸준히 고령 논란에 시달려 온 바이든 대통령은 종종 공개 석상에서 헤매는 듯한 모습을 보여 이목을 끌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위시한 공화당 진영은 그럴 때마다 인지 논란을 제기했다.
아울러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달 27일 TV토론에서는 말을 더듬고 쉰 목소리를 내 큰 우려를 자아냈다. 현재 진보 성향 일부 언론은 물론 민주당 내부에서도 바이든 대통령 사퇴론 및 후보 교체론이 들끓고 있다.
액시오스는 이날 부통령 시절 바이든 대통령을 보좌한 두 명의 전직 보좌관을 인용, 과거 의전 관련 문건은 지금과는 달랐다고 전했다. 큰 사진과 문구보다는 도표 등을 사용했다는 의미로 보인다.
액시오스는 다만 “대통령의 행동은 발걸음 하나하나가 계획된 반면, 부통령은 그렇지 않다”라며 “바이든이 부통령이었을 때에 비해 문건 작성 방식도 스마트폰 사진 사용 등으로 발달했다”라고 전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버락 오바마 대통령 시절인 2009년 초에서 2017년 초까지 부통령을 지냈다. 액시오스는 소식통을 인용, 바이든 행정부 내 다른 주요 인사들도 유사한 방식의 지침을 사용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