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대선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민주당 텃밭’이란 지위가 흔들렸던 샌프란시스코를 찾아 표심을 다잡았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해리스 대선 캠프는 11일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를 찾아 700여명으로부터 1300만 달러를 모금했다.
이날 해리스 부통령의 유세 장소엔 유명 민주당 당원인 리드 호프먼 링크드인 설립자, 제프리 캐천버그 월트니즈니 전 최고경영자(CEO), 클라우드 컴퓨팅 회사인 박스의 CEO 에런 레비 등이 참석했다.
그는 특히 성소수자의 권리와 낙태, 총기 폭력 등에 대한 자신의 입장을 설명했다고 WSJ는 전했다.
WSJ는 “해리스가 샌프란시스코에 들러 자유주의 도시의 주요 기부자들로부터 기금을 모금했다”며 “이 도시는 기술 자금의 중요 원천이자 도널드 트럼프 선거 운동의 표적이다”고 설명했다.
샌프란시스코는 예로부터 ‘민주당 텃밭’이라 불렸다. 정치적으로 진보 성향이 강한 실리콘밸리 업계 리더들 대다수가 전통적으로 민주당을 지지해 왔기 때문이다.
특히 해리스 부통령은 2004~2011년 샌프란시스코 검사를 거쳐 2011~2017년 캘리포니아주 법무장관을 지냈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실리콘밸리 벤처캐피털(VC)의 정치 자금 기부 내역 조사 결과 민주당에 기부된 금액은 공화당과 비교해 약 4배 이상인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최근 샌프란시스코의 전통적인 민주당 지지세는 흔들리는 모습을 보였다.
조 바이든 대통령이 대선 후보직을 사퇴하기 전 인지력 논란 등을 겪는 사이, 트럼프 전 대통령은 피습 사건을 겪으며 강렬한 모습을 보였기 때문이다.
특히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 6월 스스로를 ‘가상화폐 대통령'(crypto president)라 칭하는 등 가상화폐 업계에 대한 적극적 지원을 약속하며 실리콘밸리를 적극 공략해 왔다.
아울러 트럼프 전 대통령은 해리스 부통령이 주법무장관을 지내는 동안 “좌파 급진주의” 정책으로 노숙자 문제, 마약 남용, 각종 범죄 등의 문제점을 유발했다고 공격했다.
이에 따라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세계 최대의 벤처캐피탈 앤드리슨 호로위츠(a16z)의 마크 앤드리슨과 벤 호로위츠 공동 창업자 등 실리콘밸리 리더들이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를 선언하며, 대거 공화당으로 돌아서는 모습도 보였다.
다만 WSJ는 트럼프 전 대통령 쪽으로 흔들렸던 표심이 재차 해리스 부통령을 향해 결집되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 7일 실리콘밸리 내 벤처캐피털 기업인들의 모임인 ‘카멀라를 위한 벤처캐피털'(VCs for Kamala)은 600명이 참석한 화상 통화를 통해 해리스 캠프에 17만5000달러(약 2억4006만원)를 모금했다.
이 단체는 실리콘밸리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지지하는 목소리가 나오자, 해리스 부통령에게 힘을 실어주기 위한 온라인 청원이 이뤄진 후 탄생했다.
이 단체에는 미국프로농구(NBA) 댈러스 매버릭스 구단주였던 암호화폐 투자자 마크 큐번, 링크드인 공동 창업자 비노드 코슬라, 실리콘밸리의 대표적 투자자 론 콘웨이 등이 포함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