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평양 골프장에서 한국산 골프 용품이 포착돼 화제다. 2007년 한국 골프용품 업체가 북한에 기증한 것을 현재까지도 사용 중인 것으로 보인다.
북한에 거주 중인 러시아 국적 여성 빅토리아는 지난 26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평양 골프장에서 촬영한 동영상을 공개했다.
영상에서 빅토리아는 하늘색 유니폼을 입은 북한 캐디에게 자세 교정을 받고, 골프 카트를 타고 필드를 돌아다녔다. 그가 골프채를 휘둘러 공을 치자, 캐디가 박수를 보내는 장면도 담겼다.
그런데 평양 골프장 영상 도중 낯익은 브랜드가 눈에 띄었다.
빅토리아가 북한 여성 캐디들과 함께 라운딩을 돌 때 이용한 골프 카트에 ‘랭스필드(Lance Field)’라는 글자가 적힌 골프채 가방이 실려 있던 것이다.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따르면 영상 속 이 골프채 가방은 2007년 5월 랭스필드가 북한에 전달한 것 중 하나로 추정된다. 당시 랭스필드는 남북 민간교류 활성화 차원에서 마련된 ‘2007 평양-남포 통일 자전거 경기대회’ 기간 중 방북해 평양 골프장에 골프채 30세트를 기증했다.
영상에서 포착된 골프채 역시 당시 랭스필드가 기증했던 ‘LF 701’과 ‘골드’라인 제품으로 추정된다.
랭스필드의 용품은 2015년 10월에도 북한 평양골프장에서 포착된 바 있다. 제5회 평양 국제 아마추어 골프대회에 참가한 선수들이 랭스필드의 골프채와 가방을 사용하면서다.
당시 대회를 주최했던 루핀 여행사의 대표 딜런 해리스는 RFA에 “북한이 무료로 대여해 준 골프채는 한국제 랭스필드였다”고 전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지난 1월 최고인민회의 시정연설에서 한국을 ‘제1 적대국’으로 규정했다. 그러나 평양 골프장은 2007년에 기증받은 한국산 골프용품을 18년째 회원들에게 대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러시아 여성 빅토리아는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살다가 지난해 11월부터 북한에 거주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월에는 강원 원산시 마식령 스키장에서 스키를 타는 모습을 보였고, 북한 마트에서 음식을 사는 등 이전에도 북한 관광 영상을 여러 차례 공개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