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500년 전 아마존 우림 깊은 곳에 고도화된 사회가 존재했음을 입증하는 유적이 대거 발견됐다.
지난달 31일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최근 국제 학술지 네이처에는 아마존 서남부 지역 상공에서 수백 개의 지상 구조물을 포착했다는 연구 결과가 게재됐다.
연구진은 볼리비아, 브라질, 페루 국경 인근의 울창한 숲을 뚫기 위해 첨단 레이저 기술인 ‘라이다(LiDAR)’를 활용했다.
둔덕과 도랑, 제방 형태로 조성된 구조물들은 기원전 600년에서 기원후 850년 사이에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됐다. 대부분 7에이커(약 8500평) 규모에 폭 9m, 깊이 4.5m의 도랑을 갖추고 있었으며, 가장 큰 구조물은 120에이커(약 14만7000평) 이상에 걸쳐 뻗어 있었다.
호세 이리아르테 엑시터 대학교 고고학 교수는 “콜럼버스 이전 시대에 아마존 서남부에서 얼마나 엄청난 규모로 지형을 바꿔놓았는지 잘 보여주는 사례”라고 평가했다.
마르티 패르시넨 헬싱키 대학교 명예교수는 이 유적을 만든 고대 사회를 ‘아쿠이리(Aquiry)’로 명명하며, 이들이 “공통의 우주관을 공유했던 다문화·다언어 집단”이었다고 설명했다.
유적지 중앙에 거주하는 현지 부족의 구전 설화와 조사 결과를 종합할 때, 이 구조물들은 주거 목적이 아닌 다양한 공공 목적을 위해 쓰인 것으로 분석된다.
패르시넨 교수는 “축제, 정치적 행사, 종교 의식, 춤과 음악, 발놀이 게임 같은 경기가 열렸던 곳으로 확신한다”고 밝혔다. 아쿠이리 사회의 유적에서는 상시 주거지나 방어용 요새의 흔적은 발견되지 않았다.
이번 발견은 15세기 유럽인들이 도착하기 전 아마존이 울창한 원시림에 불과했다는 통념을 완전히 뒤엎는다.
1540년대 아마존을 탐험했던 가스파르 데 카르바할 신부는 당시 “집과 집 사이의 간격이 없을 정도로 대규모 정착지가 이어졌다”며 아마존에 인구가 밀집해 있다고 기록했다. 하지만 이후 전염병과 침략으로 아마존 인구가 전멸하다시피 하면서 이 기록은 오랫동안 허풍으로 치부되어 왔다.
그러나 이번 조사 결과를 통해 연구진은 아쿠이리 사회의 전성기에 이 일대 지역 인구만 최대 300만 명에 달했을 것으로 추산했다. 일각에서는 구체적인 인구 추산치에 대해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지적하지만, 16세기 기록이 사실에 가까웠다는 점에는 대다수 학자가 동의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아마존에 아직 밝혀지지 않은 유적이 수천 개 이상 더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숲이 너무 울창한 나머지 ‘라이다’조차 뚫지 못한 지역이 여전히 많기 때문이다.
동시에 농경지 개간과 벌목으로 인한 유적 훼손 경고도 잇따르고 있다. 상파울루 대학교의 고고학자 에두아르도 네베스 교수는 “목재 벌채와 농경지 확대 등으로 인해 이 소중한 문화유산이 심각한 위협을 받고 있다”며 보존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K-News LA 편집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