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에서 설사를 유발하는 시겔라(Shigella) 박테리아의 새로운 변종이 발견돼 보건 당국이 긴장하고 있다. 특히, 변종은 거의 모든 항생제를 무력화하는 광범위 약제 내성(XDR)을 가진 것으로 나타나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번 연구는UCLA 연구진에 의해 수행되었으며, 2023년부터 2024년 사이에 발생한 시겔라 감염 사례들을 조사한 결과다. 연구진은 감염자들이 모두 회복되긴 했지만, 이 슈퍼 버그의 발견은 “매우 우려스러운 일”이라며 현재 LA 및 다른 지역으로도 확산될 가능성이 크다고 경고했다.
설사를 유발하는 주원인으로 파악된 시겔라는 설사 및 다른 위장 질환을 일으키는 흔한 세균이다. 대부분의 감염 사례는 일주일 정도의 고통 후 자연적으로 회복되지만, 면역 체계가 약한 사람이나 어린아이와 같은 취약층에서는 심각한 합병증이나 사망을 초래할 수도 있다.
전 세계적으로 매년 약 20만 명이 시겔라로 사망하며, 미국에서는 약 50만 명이 감염되고 이 중 수천 명이 입원 치료를 받는다.
이 세균은 주로 오염된 음식이나 음료를 통해 전파되지만, 성 접촉을 통해서도 감염될 수 있다. 특히 남성과 성관계를 가진 남성(MSM) 사이에서 항문 접촉을 통해 발생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
시겔라 감염이 심각하거나 고위험군에서 발생할 경우 항생제를 사용해 치료하지만, 시겔라 역시 다른 세균처럼 항생제 내성을 발전시키고 있다. 특히 광범위 약제 내성(XDR) 균주는 다양한 항생제를 무력화할 수 있어 가장 위험하다.
이번 연구는 UCLA 과학자들이 감염된 세 명의 환자를 통해 새로운 XDR 시겔라 손네이(S. sonnei) 균주를 발견한 내용을 담고 있다. 해당 사례들은 2023년과 2024년 사이 3개월 동안 발생했으며, 감염된 세 명 모두 남성과의 성관계 경험이 있었다. 한 환자는 성적 파트너가 일주일 전 시겔라에 감염되었다고 보고했다.
연구진의 실험 결과, 이 XDR 균주는 아지스로마이신, 시프로플록사신, 세프트리악손, 트리메토프림-설파메톡사졸, 암피실린 등 주요 항생제에 내성을 가지고 있었다.
UCLA 연구진이 감염된 환자들로부터 채취한 샘플을 유전자 분석한 결과, 세 명 모두 유사한 균주를 보유하고 있었지만, 이전에 다른 지역에서 발견된 XDR 균주와는 차이가 있었다. 연구진은 이를 통해 이 균주가 로스앤젤레스 지역에서 진화하고 확산된 것으로 보인다고 결론지었다.
연구진은 Journal of Infection Control에 발표한 논문을 통해 “로스앤젤레스에서 새로운 XDR 시겔라 손네이 균주가 활동적으로 확산되고 있다는 사실은 매우 심각한 우려”라며, 감염 확산에 대한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상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