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방 이민세관단속국(ICE)이 2024 회계연도 동안 27만 1,484명의 불법 체류자를 추방하며 2014년 이후 가장 높은 추방 기록을 세운 것으로 나타났다.
ICE가 지난 19일 발표한 연례 보고서에 따르면, 이는 지난 두 회계연도의 추방수치에 비해 90% 폭증한 수치다.
보고서에 따르면, 이번 추방된 이민자들 중에는 8만 8,763명이 범죄 혐의나 유죄 판결을 받은 전력이 있었고, 3,706명이 갱단원으로 확인되거나 의심 받았다. 또, 237명이 테러리스트로 확인되거나 의심을 받았고, 8명이 인권 침해자로 분류되었으나 대부분은 중범 전과가 없는 단순 불법체류 이민자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ICE는 지난 회계연도 동안 14만 9,764건의 이민자 구금 요청(detainers)을 발행했으며, 이는 전년도 12만 5,358건보다 19.5% 증가한 수치다. 구금 요청은 주와 지방 당국에 이민 추방 명령을 받은 불법 체류자를 구금하도록 요청하는 절차다.
하지만, 일부 도시와 주에서는 이 요청을 인정하지 않아 ‘피난처 도시(Sanctuary City)’로 불리는 경우도 있다.
2024년 ICE는 폭력 범죄자에 대한 단속에 집중했다고 밝혔다.
국토안보수사국(HSI)이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3만 2,608명의 범죄자를 체포했고, 160만 파운드(약 72만 5,000kg) 이상의 마약을 압수했으며, 아동 성 착취 피해자 1,783명과 인신매매 피해자 818명을 확인하거나 지원했다.
10년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바이든 정부의 이번 추방 수치는 바이든의 이민 정책과 국경 관리 방식에 대해 비판해온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의 강경한 이민 공약과 맞물려 논란이 되고 있다.
트럼프는 선거 유세에서 불법 체류자에 대한 “대규모 추방”을 실행하겠다고 약속했으며, 이에 따라 ICE의 구금 요청이 향후 주요 추방 방법으로 활용될 전망이다.
하지만, 일부 주와 도시가 ICE의 구금 요청을 인정하지 않는 ‘피난처 도시’로 운영되면서, 추방 작전에 있어 관할권 문제는 큰 과제로 남아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이러한 장애를 해결하며 대대적인 이민 단속을 예고하고 있다.
ICE의 발표는 미국 내 불법 이민 문제와 이를 둘러싼 정치적 논란이 앞으로도 이어질 것임을 시사한다. ICE의 강경 대응과 더불어, 추방 작전의 폭이 향후 더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
<김상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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