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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파과’가 베를린국제영화제에서 전 세계 언론과 관객들의 호평 세례를 받았다.
23일 배급사 NEW에 따르면, ‘파과'(감독 민규동)는 제75회 베를린국제영화제 베를리날레 스페셜(Berlinale Special) 섹션에 공식 초청됐다.
베를리날레 스페셜 섹션은 다채로운 매력·재미로 영화계에 신선함을 선사할 작품들이 초청되는 부문이다.
지난 16일(현지시간) 베를리날레 스페셜 부문을 통해 상영된 ‘파과’는 레드카펫 및 월드 프리미어 상영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바퀴벌레 같은 인간들을 처리하는 ‘신성방역’에서 40년간 활동 중인 레전드 킬러 ‘조각’과 그를 쫓는 미스터리한 킬러 ‘투우’의 숨막히는 핏빛 대결을 그린 작품이다.
영화 ‘파과’는 구병모 작가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다. 기획 단계부터 60대 여성 킬러의 서사를 영화화하는 것이 주목받았다.
특히 대체불가 연기력을 지닌 이혜영이 ’60대 여성 킬러’라는 파격적인 캐릭터를 어떻게 그려낼지 관심이 모아졌다.
구 작가의 ‘파과’는 한국 소설에 가장 강렬하게 새겨질 새로운 여성 서사를 탄생시킨 것으로 평가받는다. 40여 년간 날카롭고 냉혹하게 청부 살인을 업으로 삼아온 60대 여성 킬러 ‘조각(爪角)’의 이야기다.
몸도 기억도 예전 같지 않게 삐걱거리기 시작하면서 이제는 퇴물 취급을 받는다. 노화와 쇠잔의 과정을 겪으며 조각은 새삼스레 ‘타인’의 눈 속에 둥지를 튼 공허를 발견하게 된다. 소멸의 한 지점을 향해 부지런히 허물어지고 있는 모든 것, 깨지고 상하고 뒤틀린 살아 있는 모든 것에 대해 연민을 느낀다. ‘조각’의 마음 속에 어느새 지키고 싶은 것들이 하나둘 생겨나기 시작하며 소설이 전개된다.
지난 11일 영화제 측은 공식 유튜브에서 ‘파과’의 트레일러 영상을 공개했다. 30초에 불과한 영상이었지만 강렬한 액션 신과 웅장한 음악이 이목을 끌었다.
60대 여성 킬러 ‘조각’을 맡은 이혜영은 강한 카리스마로 압도적인 연기력을 펼쳤다. ‘조각’은 바퀴벌레 같은 인간들을 40년간 처리해 온 레전드 킬러다.
이혜영의 몸을 사리지 않는 열연이 인상적이었다. 격렬한 액션 신을 소화하며 긴장감을 끌어올렸다. 미스터리한 킬러 ‘투우’로 분한 김성철도 거친 액션 신을 완벽히 소화했다.
개막식에서 진행된 레드카펫 행사에는 민규동 감독과 배우 이혜영이 참석해 열띤 반응을 이끌어냈다.
‘파과’는 영화 ‘여고괴담 두번째 이야기'(1999) ‘허스토리'(2018),’서양골동양과자점 앤티크’ 등을 연출한 온 민 감독의 신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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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 감독은 ‘서양골동양과자점 앤티크'(2008) 이후 17년 만에 베를린영화제를 찾았다.
이혜영은 영화 ‘땡볕'(1985·감독 하명중) 이후 40년 만에 베를린영화제 레드카펫을 밟아 더욱 뜻 깊은 의미를 갖게 됐다. 이혜영은 금발 헤어 스타일과 세련된 수트 핏, 우아한 자태로 강렬한 카리스마를 뽐내 현장 분위기를 압도했다. 대세 배우 반열에 오른 김성철은 ‘파과’로 세계 3대 영화제에 입성했다.
전 세계 최초로 작품을 만나볼 수 있었던 월드 프리미어 상영은 객석을 꽉 메운 관객들의 박수갈채와 환호를 이끌었다. 프리미어 상영에 참석한 민 감독과 이혜영, 김성철은 관객들을 만나 진심 어린 감사 인사를 했다.
트리시아 터틀(Tricia Tuttle) 베를린국제영화제 집행위원장은 “압도적인 연기에 우리는 놀라울 뿐이었다”며 아낌없는 극찬을 보냈다.
영화를 관람한 해외 유수 매체들의 호평도 쏟아졌다. 스크린데일리는 “강렬한 액션과 감성적 요소가 묘하게 어우러지며 오케스트라 음악은 압도적이다, 60대 주인공 캐릭터는 영화계의 눈길을 사로잡을 만큼 인상적이다. 마지막 장면은 수많은 액션 신 중에서도 매혹적이다”고 극찬했다.
더 할리우드 리포터는 “모든 장르를 정복한 베테랑 민규동 감독의 작품이다. 나이 듦의 외로움에 대한 명상을 그린 액션 영화”라고 했다.
할리우드 매체 버라이어티는 “익숙함을 새로운 방식으로 리믹스한 작품”이라고 평하며, 60대 여성 킬러라는 유례없는 캐릭터가 선사할 새로운 액션과 매혹적인 서사에 주목했다.
칸 국제영화제, 베니스 국제영화제와 함께 세계 3대 영화제로 꼽히는 베를린 국제영화제는 23일 폐막했다. ‘파과’는 오는 5월 국내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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