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눅만 들어서 갑니다.”
메이저리그 스프링캠프를 취재왔던 한국기자들의 이야기다.
이번 메이저리그 스프링캠프, 특히 이정후와 김혜성을 취재하러 온 기자들은 애리조나 피닉스에서 일주일 이상 취재를 하고 다저스가 일본으로 떠나는 12일 또는 그 전인 11일 귀국했다.
한국의 한 방송국 A기자는 “다저스 구장을 취재하는 데 일본인 취재진들이 너무 많아서 놀랐다”고 말하면서도 “뭐 배려는 아니겠지만 경기가 많이 나뉘어져서 자주 복잡한 상황을 겪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A기자는 “일본인 선수들이 대거 등장하는 날에는 김혜성 선수에게 기회는 없고, 주로 2진급 선수들이 출전할 때 김혜성 선수가 출전해서 시범경기 초반에 취재 열기가 뜨거웠을 때를 제외하고는 자주 겹치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A기자는 “방송국 선배로 부터 스프링캠프 취재 열기에 대해서 듣기는 들었는데 아무래도 일본인 선수가 세 명이나 다저스에 있어서 그런지 일본인 기자들이 상당히 많았고, 솔직히 조금 부러웠다”고 말했다.
김혜성 선수의 부진으로 마이너리그 행이 통보되면서 다저스를 취재하던 많은 한국에서 온 기자들은 샌프란시스코의 이정후 선수의 취재에 집중하고 있다.
A기자는 “류현진 선수나 김하성 선수 등 주전이 확실했던 선수들을 취재하던 열기보다는 다저스라는 상징성과 김혜성 선수가 월드시리즈 우승팀에서 뛴다는 주제가 좋았는데 아쉽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이정후 선수가 한국 야구 팬들의 메이저리그 갈증을 좀 풀어줬으면 좋겠다”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현재 메이저리그에는 샌프란시스코의 이정후 선수만이 주전이 보장된 상태고, 피츠버그의 배지환 선수는 시범경기 맹활약에도 주전 보장을 받지 못하고 있고, 탬파베이의 김하성 선수는 5월이나 되야 복귀할 예정이다.
한편 다저스가 일본으로 떠나면서 애리조나 현지에 왔던 많은 야구 팬들도 상당히 많이 줄어들었다.
많은 야구팬들이 오타니를 보기위해 정확히 오타니의 사인을 받기 위해 스프링캠프를 찾았던 가운데 다저스 선수들이 도쿄 시리즈를 위해 일본으로 떠나면서 스프링캠프에 3~4일 정도 머물던 야구팬들도 모두 자리를 뜬 것이다.
메이저리그 스프링캠프는 야구 팬들에게 정규시즌보다 메이저리그 선수들을 보다 가깝게 만나볼 수 있고 사인을 받기도 정규시즌보다 기회가 많다는 이유로 크게 인기를 끌고 있다. 그리고 티켓가격이 저렴한 것도 야구팬들이 스프링캠프를 찾는 이유가 되기도 하다.
<이준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