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방 우정국(USPS)을 통해 권총을 우편으로 발송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규정 추진이 논란을 키우고 있다. 약 100년 동안 유지돼 온 권총 우편 금지 원칙이 흔들리자 민주당 소속의 22개주 법무장관들이 강력한 반대 입장을 밝히며 반발하고 있다.
이번 논란은 트럼프 행정부가 1927년 제정된 연방법(18 U.S.C. §1715)에 대해 “위헌 소지가 있다”며 사실상 방어를 포기하면서 본격화됐다.
해당 법은 연방 총기 면허(FFL)를 가진 판매업자를 제외하고는 권총과 같은 은닉 가능한 총기의 우편 발송을 금지하고 있다.
캘리포니아의 롭 본타 법무장관도 반대 연합에 참여했다.
본타 측은 성명을 통해 “트럼프 행정부가 국민 안전을 지킬 책임을 사실상 포기하고 있다”며 “이 위험한 허점은 공공 안전을 심각하게 위협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번 주 제출된 공동 의견서에서 22개 주 법무장관들은 USPS가 의회가 만든 연방법을 독자적으로 무력화할 권한은 없다고 주장했다. 특히 개인 간 권총 우편 발송이 허용될 경우 중범죄자나 가정폭력 가해자 같은 총기 소지 금지 대상자들이 불법 총기에 더 쉽게 접근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반면 연방 법무부는 현재 법이 시대 변화에 맞지 않는다고 주장하고 있다. 주마다 총기 규제가 제각각인 상황에서 합법적 총기 소유자들이 사냥이나 스포츠 사격, 자기방어 목적으로 총기를 이동시키는 데 현실적 제약이 크다는 것이다.
연방 법무부는 일부 지역에서는 USPS를 통한 배송이 “유일하게 현실적인 운송 수단”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농촌 지역이나 운송 제한 지역에서는 민간 배송업체 접근성이 떨어진다는 점도 근거로 제시됐다.
그러나 비판 여론은 거세다. 이미 총기 난사와 학교 총격, 로드레이지 총격 사건이 일상이 된 미국에서 이제는 우편 시스템까지 총기 유통 통로로 열어주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실제로 민간 배송업체인 UPS와 FedEx조차 현재는 연방 총기 면허를 가진 고객에게만 총기 배송을 허용하고 있다. 그만큼 총기 배송은 민감하고 위험성이 큰 분야로 취급돼 왔다.
이번 규정이 실제 시행될 경우, 미국은 1927년 이후 처음으로 권총의 일반 우편 배송이 가능한 국가가 된다.
총기 규제 완화 논란이 끝없이 이어지는 가운데 “갈수록 이상해지는 미국”이라는 자조 섞인 반응도 나오고 있다.
박성철 기자(sungparkknews@gmai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