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튜브 뮤직 한국 인기곡 톱100 차트 2위, TJ 미디어 노래방 차트 1위. 여느 아이돌 그룹의 기록 같지만 주인공은 신인가수 조째즈(ZOZAZZ·조홍준)다. K팝이 점령한 음원 차트에 등장한 낯선 가수의 노래가 최상위권을 차지하면서 가요계 이목이 쏠리고 있다.
14일 오후 5시 기준 국내 최대 음원 플랫폼 멜론 톱100 차트에 따르면 조째즈의 ‘모르시나요’는 지드래곤의 ‘홈 스위트 홈'(HOME SWEET HOME), 아이브의 ‘레블 하트'(REBEL HEART)를 제치고 2위에 올랐다. 지니뮤직과 바이브에선 각각 2위, 6위를 기록하며 인기몰이 중이다.
그룹 ‘빅뱅’의 지드래곤이 11년5개월 만에 발표한 세 번째 정규앨범 ‘위버멘쉬'(Ubermensch)가 차트를 휩쓸고, ‘방탄소년단'(BTS) 제이홉, ‘블랙핑크’ 제니가 솔로 음반을 발표한 상황에서 신인 가수가 선전한 셈이다.
40세라는 늦은 나이에 데뷔한 조째즈는 활동 이력이 있지만 무명에 가깝다. 2016년 SBS 예능 프로그램 ‘일요일이 좋다-판타스틱 듀오’에 본명으로 출연했고, 2022년 TV조선 경연 프로그램 ‘미스터트롯 2’에선 왕준이라는 이름으로 참가했지만 크게 주목받지 못했다.
지난 1월 발표한 데뷔곡 ‘모르시나요’ 역시 별다른 반응이 없었다. 그러나 틱톡 등 소셜미디어(SNS)에 올라온 가창 영상이 ‘밈'(meme·인터넷 유행 콘텐츠)으로 확산되면서 관심을 받기 시작했다. 여기에 가수 사이먼 도미닉, 배우 이동휘 등이 SNS에 뮤직비디오를 공유하면서 가파르게 상승세를 탔다.
[서울=뉴시스] 2020년 TV조선 경연 프로그램 ‘미스터트롯2’에 출연한 가수 조째즈. (사진=TV조선 제공) 2025.03.03.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2020년 TV조선 경연 프로그램 ‘미스터트롯2’에 출연한 가수 조째즈. (사진=TV조선 제공) 2025.03.03.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이례적인 인기에 조째즈는 유튜브 채널을 통해 “목소리로 얼굴을 이겼다. 진심을 다해 노래하겠다”며 감사함을 전했다. ‘모르시나요’는 여성 듀오 ‘다비치’의 2013년 원곡을 조째즈의 허스키한 보컬로 리메이크한 발라드다. 원곡을 만든 가수 로코베리가 직접 프로듀싱을 맡아 완성도를 높였다.
갓 데뷔한 신인 가수의 노래가 음원 차트 최상위권에 안착하자 ‘음원 사재기’ 의혹이 뒤따랐다. 이에 대해 소속사 브라더후드엔터테인먼트는 지난 3일 “허위 사실, 명예훼손을 포함한 게시물에 대하여 법적 대응을 고려하고 있다”라는 공식 입장을 밝혔다.
통상 음원 차트 상위권에 진입하려면 대중적 인지도와 강력한 팬덤은 필수 요소로 꼽힌다. 이 때문에 조째즈 같은 신인 가수들이 차트에서 호성적을 보일 때 의심의 눈초리가 따를 수 밖에 없다. 음원 스트리밍이 앨범의 성공을 가늠하는 주요 지표로 작용하다보니 순위를 조작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하지만 일각에선 자신만의 방식으로 대중을 적절하게 공략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조재쯔는 파워풀한 가창력을 앞세운 숏폼 영상과 밈을 홍보 수단으로 사용하고 있다. 조째즈와 코미디언 홍윤화가 함께 부른 ‘모르시나요’ 숏폼 영상은 지난달 24일 공개 이후 유튜브 조회수 128만회를 기록했다.
‘모르시나요’가 노래방에서 부르기에 최적화돤 발라드라는 분석도 나온다. TJ미디어가 발표한 3월 노래방 차트 상위 10위에 드는 발라드는 ‘모르시나요’를 포함해 무려 8곡이다. 기승전결이 뚜렷한 발라드가 남성 소비자들 사이에서 꾸준히 사랑받으면서 활발히 소비되고 있는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