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우크라이나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에 끌어들인 것이 실수였다’고 말한 유일한 서방 지도자”라고 말했다.
타스통신 등에 따르면 라브로프 장관은 12일(현지 시간) 튀르키예 안탈리아에서 열린 안탈리아외교포럼(ADF)에 참석해 이같이 밝혔다.
그는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 시도가 전쟁의 ‘근본 원인’이었다며 “갈등의 근본 원인을 없애는 것이 우크라이나 사태를 포함한 모든 갈등을 종식시키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덧붙였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지속적으로 강조하고 있는 ‘근본 원인’이란 나토의 동진이다. 나토가 우크라이나를 앞세워 동쪽으로 세를 확장해 러시아 안보를 위협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바이든 행정부까지의 미국은 이를 인정하지 않으며 유럽과 함께 러시아를 규탄해왔으나, 트럼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 시도를 전쟁 원인으로 지목하며 러시아 측에 힘을 실었다.
서방은 러시아의 2014년 크림반도 강제합병과 2022년 이후 도네츠크·루한스크·헤르손·자포리자 4개 지역 지배를 인정하지 않지만, 트럼프 행정부는 우크라이나 영토선 회복에도 선을 긋고 있다.
스티프 위트코프 미국 중동특사는 11일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푸틴 대통령을 만난 뒤 트럼프 대통령에게 4개 지역 소유권을 러시아로 넘기는 안을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키스 켈로그 우크라이나 특사도 11일 보도된 영국 더타임스 인터뷰에서 드니프로강 서쪽에 우크라이나군과 유럽군을 배치하고, 러시아의 동부 점령지는 인정하는 영토 분할 구상을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