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원에서 자신의 9세 아들을 흉기로 찔러 숨지게 한 뒤 허위 신고를 한 미국의 40대 남성이 경찰과 대치하던 도중 달려들어 결국 현장에서 사살됐다.
지난 14일 미 폭스네트워크 산하 지역 매체 KTVU에 따르면 미 캘리포니아주 프리몬트에 거주하는 마튜시 드지어번(48)은 전날 샌호세 카탈디 공원에서 경찰에 의해 사살됐다.
드지어번은 전날 오후 3시23분께 이 공원에서 911에 전화를 걸어 자신의 아들이 정체불명의 괴한에게 칼로 찔리고 있다고 신고했다.
경찰이 현장에 도착해 보니 드지어번은 피투성이가 된 자신의 아들을 안은 채 큰 칼을 들고 있었다고 한다. 드지어번도 피로 범벅이 된 상태였다.
현장에서 이 모습을 본 경찰은 전화를 건 드지어번이 범인이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고 한다. 심지어 드지어번이 경찰에 설명한 범인의 인상착의는 본인의 얼굴과 일치하기까지 했다.
당시 경찰은 드지어번에게 반복적으로 칼을 버리라고 요청하며 아이에게 응급처치를 할 수 있게 해달라고 했다. 하지만 그는 이를 거부하고 자신을 쏘라는 식의 발언을 여러 차례 했다고 한다.
계속 설득만 할 수 없다고 판단한 경찰은 두 사람에게 접근해 아이를 구조하려고 비살상 무기를 준비했는데, 그러던 도중 드지어번은 갑자기 칼을 치켜들고 경찰을 향해 돌진했다.
경찰은 곧바로 발포했고, 드지어번은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사망했다. 아이도 이미 숨진 상태였다고 한다.
샌호세 경찰서장 폴 조셉은 기자회견에서 드지어번의 행동에 대해 “경찰에게 자신을 쏘게 만들기 위한, 비뚤어지고 절망적이며 이기적인 마지막 행동, 일종의 ‘경찰에 의한 자살(suicide by cop)’이었다”고 말했다. 경찰은 드지어번이 신고한 것도 경찰과의 대치를 유도하기 위한 의도된 계획이었던 것으로 보고 있다.
드지어번이 들고 있던 숨진 아이의 얼굴은 천으로 덮여 있었는데, 조셉 서장은 “천을 벗겼을 때 드러난 부상 상태는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였다”면서 “아이의 상처는 너무도 심각해서 친부가 저질렀다고는 믿기 어려울 정도였다”고 말했다.
이어 “부모가 자녀를 이렇게까지 잔혹하게 살해한 사건은 기억이 나지 않는다”면서 “전체적으로도 이렇게 폭력적이고 잔혹한 살인은 드물다”고 덧붙였다.
경찰은 드지어번이 정신병력이 있는 인물인 것으로 추측했으나, 정신 질환 이력은 발견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전과 기록도 없고, 가정폭력이나 접근금지명령 이력도 없다고 한다.
경찰은 드지어번이 미국 내 여러 지역을 옮겨 다닌 기록을 추적 중이며, 왜 공원에서 범행을 저질렀는지, 어떤 이유로 자신의 아들을 살해한 것인지 등에 대해 수사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