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후각 기능이 갑자기 둔해졌다면 단순한 감기나 노화가 아닌, 치매의 조기 증상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3일(현지시간) 영국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독일 뮌헨대 연구팀은 쥐를 이용한 동물 실험과 살아있는 환자의 뇌 양전자 방출 단층촬영, 죽은 환자의 사후 뇌 조직 분석을 통해 치매와 후각 상실의 연관성을 확인했다고 발표했다.
이 결과는 국제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에 게재됐다.
연구팀은 치매가 진행되면 후각을 담당하는 뇌 부위와 감각 처리 신경을 연결하는 신경 섬유가 면역 체계의 공격으로 파괴되는 현상을 확인했다.
즉 후각 저하는 인지 기능 저하보다 먼저 나타날 수 있는 조기 증상이라는 것이다.
연구진은 “후각 상실은 치매의 초기 경고 신호로, 위험군을 조기에 선별해 더 일찍 진단과 치료 개입을 할 수 있다”며 “인지 증상이 나타나기 전 예방적 대응이 가능해진다”고 설명했다.
치매는 현재 완치법이 없지만 조기 진단을 통해 증상 악화를 늦추거나 일부 증상을 완화할 수 있어 조기 발견이 중요하다.
이전 연구들이 따르면 시각, 청각, 미각, 촉각, 균형 감각 변화 역시 치매 발병 전 나타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있었다.
영국에서는 약 94만명, 미국에서는 약 700만명이 치매를 앓고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 알츠하이머협회에 따르면 영국 내 치매로 인한 사회경제적 비용은 연간 420억 파운드(약 72조원)에 이르며, 15년 내 900억 파운드로 급증할 전망이다. 2022년 기준 영국에서 치매로 인한 사망자는 7만4천 명을 넘어 치매가 주요 사망 원인 1위로 집계됐다.
전문가들은 “후각을 비롯한 감각 변화가 치매 조기 신호일 수 있는 만큼, 작은 변화라도 세심히 살피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