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에서 오는 4일 치러지는 주지사와 하원의원 보궐 선거 등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2기 집권 이후 처음 실시되는 선거여서 그의 국정 운영을 평가하는 한 지표가 될 전망이다.
이번 선거는 버지니아주와 뉴저지주 주지사, 뉴욕 시장, 텍사스주 하원 보궐선거가 실시되고 펜실베이니아 대법원 판사 3명에 대한 선거, 캘리포니아주 선거구 조정에 대한 투표 등도 이뤄진다.
CNN 방송은 이번 선거가 공화당과 민주당이 점점 더 적대적인 집단으로 분열되는 과정에서 또 다른 이정표가 될 가능성이 크다고 2일 분석했다.
이번 선거와 투표를 통해 각 정당은 자신의 지지 기반 지역에 대한 정치적 통제력을 강화해 1960년대 시민권 시대 이후, 나아가 한 세기 전 남북전쟁 이후 전례없는 수준으로 주 간의 갈등을 고조시킬 수 있다고 CNN은 전망했다.
선거구 재조정으로 상대당 하원 의석 ‘소멸’ 시도
버지니아와 뉴저지 주지사 선거에서 민주당이 승리하면 대선에서 민주당이 승리하는 주에서 민주당은 대부분의 선출직을 차지하는 추세를 지속할 수 있다. 공화당 우세인 주에서도 같은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
주별 양극화를 가속화하는 요소는 선거구 재조정을 통해 자신이 우세한 주에 남아있는 상대당의 교두보와 같은 지역구를 선거구 재조정을 통해 없애려는 것이다.
공화당이 우세한 텍사스주에서 재조정을 통해 민주당 하원 의석을 없애려 하고 있고, 캘리포이나주에서는 공화당이 보유한 최대 5석을 없애는 ‘주민발의안 50호’가 이번 투표에서 거의 통과가 확실시되는 것이다.
이러한 갈등이 전국적으로 확산되면 대선 지지도와 다른 정당의 하원의원 상당수가 점차 소멸할 가능성이 높다고 CNN은 전망했다.

양당 모두 상대당의 지지가 우세한 지역에서는 거의 모든 직책을 놓고 경쟁하기가 점점 더 어려워질 수 있다.
CNN은 트럼프 대통령은 민주당 지지가 높은 지역을 정복해야 할 적대적인 영토로 취급해 양극화를 부추겼다고 지적했다.
이처럼 양당 분열이 심화되면 트럼프처럼 자신에게 반대표를 던진 지역을 ‘내부의 적’으로 보는 경향이 약한 미래의 대통령들도 양측 모두가 받아들일 수 있는 국가 정책을 수립하기가 어려줄 수 있다고 방송은 우려했다.
자유주의 성향 니스카넨 연구소 제프리 카바서비스 부사장은 “트럼프의 이민법 집행에 대한 군사적 접근이든, 조 바이든 전 대통령이 트랜스젠더 학생을 대하는 방식에 대한 규칙을 정하려는 시도이든 이제는 상대 정당이 국가 정책을 통해 자신의 우선순위를 강요하려 할 때마다 전국의 많은 사람들이 본능적으로 반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 나라에는 서로 공통점이 점점 줄어드는 두 개의 블록이 생겨났고, 이들이 다른 블록의 선호도에 복종해야 한다는 생각은 점점 더 참을 수 없게 되었다”고 말했다.
트럼프가 대선에서 승리한 25개 주 가운데 22개주는 공화당이 주지사를 맡고 상원의원과 주의회도 공화당이 장악했다.
이는 민주당 대선 후보가 우세했던 19개 주에서 주 의회 17개, 상원의석은 1석을 제외한 모든 의석을 민주당이 차지하고 있는 것과 유사하다.
CNN은 내년 중간에서 트럼프 지지율이 높았던 25개 주 중 하나인 노스캐롤라이나에서 민주당이 상원의석을 차지할 가능성이 높지만 이는 예외적인 경우가 될 것이라는 것이다.
대선 지지와 다른 의원 주지사 당선 점차 어려워져
현재 민주당은 트럼프에게 세 번이나 투표한 주에서 하원의석 185석 중 43석(23%)을 차지하고 있다. 공화당도 트럼프에게 세 번이나 반대표를 던진 주에서 하원의석 185석 중 39석(21%)을 차지하고 있다.
CNN은 계속되는 선거구 재조정 전쟁으로 상대 진영에서 살아남는 의원들의 수를 위축시킬 수 있다고 분석했다.
트럼프의 압력 하에 텍사스, 미주리, 노스캐롤라이나, 오하이오, 인디애나, 그리고 플로리다, 캔자스, 네브래스카 등에서 공화당이 추진하고 있는 선거구 재조정 노력은 트럼프가 장악 한 25개 주에서 민주당이 보유한 의석의 3분의 1 이상을 쉽게 없앨 수 있다는 것이다.
민주당이 장악한 주들은 아직 강력하게 대응하지 않고 있다.
다만 캘리포니아 주하원 선거구 재획정을 위한 주민발의안인 주민발의안 50호가 이번에 압도적으로 통과될 경우 다른 민주당이 장악한 주들도 유사한 움직임이 나타날 수 있다.
UC 버클리 에릭 쉬클러 교수는 주지사, 주 의회, 미국 상원 의석이 이미 대선 결과에 따라 압도적으로 결정된 상황에서 지지율이 맞지 않는 주에서 하원 의원이 감소하면 대통령이 자신에게 반대표를 던지는 주의 이익을 고려하도록 하는 마지막 계기가 사라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일반적으로 대통령 선거에서 반대표를 던지는 주 출신 의원들은 초당적 타협을 모색하며 교량 역할을 해왔다. 하지만 이제 거의 모든 상원의원, 그리고 하원의원까지 같은 당의 대선 후보에게 투표한 주를 대표하게 되면서 이러한 동기도 약해질 수 있다.
대부분의 의원들은 이제 항상 지지하는 정당의 대통령에게는 지지하고 다른 당의 대통령에게는 반대해야 하는 엄청난 압력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CNN는 분석했다.
쉬클러 교수는 “나라가 분열되는 방식이 전혀 합리적이지 않다”며 “나라가 어떻게 하나로 뭉칠 수 있을지 상상했던 것보다 훨씬 더 어려운 문제처럼 보인다”고 경고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