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일라이 릴리와 노보 노디스크 등 주요 제약사들과 합의해 비만 치료제 가격을 대폭 인하하기로 했다. 이번 합의에는 정부의 메디케어 및 메디케이드 건강보험 프로그램을 통한 비만 치료제 보장 확대도 포함됐다.
6일 파이낸셜타임스(FT)와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에 따르면 두 회사는 자사의 GLP-1 성분 주사제인 노보 노디스크의 오젬픽·위고비, 일라이 릴리의 마운자로·젭바운드를 정부 보험 프로그램에 월 245달러에 공급하기로 했다. 이 약들은 당뇨병과 비만 치료용으로 모두 사용된다.
트럼프 행정부가 추진 중인 온라인 의약품 플랫폼 트럼프알엑스(TrumpRx)를 통해 직접 구매할 경우, 오젬픽·위고비 주사제는 월 1000달러 이상에서 350달러로, 마운자로·젭바운드는 월 1086달러에서 346달러로 각각 인하된다. 트럼프알엑스는 2026년 초 정식 개설될 예정이다.
노보 노디스크는 이번 합의가 회사 매출에 단기적인 타격을 줄 것이라며 2026년 글로벌 매출 성장률에 “한 자릿수 초반의 부정적 영향”이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이번 계약에는 향후 3년간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부과 대상에서 제외되는 조항도 포함됐다.
일라이 릴리의 데이브 릭스 최고경영자(CEO)는 “초기에는 가격이 내려가겠지만 판매량이 늘어나면서 점차 보전될 것”이라며 회사의 재무 전망에는 변화가 없다고 밝혔다.
미 식품의약국(FDA)은 두 회사의 협조를 유도하기 위해 현재 개발 중인 경구용(알약형) 비만 치료제에 대한 신속 심사를 허가했다. 알약형 비만 치료제는 제조 단가가 낮고 환자 접근성을 높일 것으로 기대된다. 이들 알약형 제품은 트럼프알엑스를 통해 초기 용량 기준 월 149달러에 판매될 예정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합의가 단기적으로 일라이 릴리와 노보 노디스크의 수익성에는 부담이 되겠지만, 장기적으로는 감당 가능한 수준에 그칠 것으로 분석했다.
BMO의 헬스케어 리서치 책임자인 에번 시거먼은 “가격 인하로 단기 수익은 줄겠지만 향후 환자 수 증가로 매출 감소분을 충분히 상쇄할 것”이라며, 특히 미국 내 6700만 명 이상이 가입한 메디케어 시장 진입이 장기적 호재라고 평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