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번 주 금 가격이 온스당 5100 달러를 넘기고 은 가격도 새로운 고점으로 치솟았다.
지정학적 긴장과 경제적 불확실성에 대비한 헤지 수단으로 투자자들이 실물 자산을 계속 사들이고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두 금속의 급등이 달러 기반 자산에서 벗어나려는 보다 폭넓은 흐름을 반영한다고 말한다. 이른바 ‘통화가치 하락 대비 거래’ 또는 “통화 가치 희석 거래”로 불리는 현상이다.
밥 고틀리브 전 금속 트레이더는 “유행을 좇는 급등이 아니다. 전 세계의 탈달러화라는 측면에서 보면 펀더멘털 랠리(fundamental rally; 기초 여건 기반 상승)다. 각국 중앙은행들이 미국 정책, 그리고 미국의 행보가 지닌 예측 불가능성으로부터 자신들을 보호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각국 중앙은행들은 우크라이나 전쟁이 시작된 2022년에 금 매입을 늘렸으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무역 전쟁이 글로벌 시장을 흔들었던 2025년 초부터 매입을 가속화했다.
이런 불안이 최근 몇 주 사이 다시 불붙었다. 트럼프 정부가 베네수엘라 지도자 니콜라스 마두로를 군사 작전으로 체포하고, 그린란드를 점령하겠다며 유럽을 압박하는 등 공격적인 대외 정책 기조를 취했기 때문이다.
주말 동안 트럼프는 캐나다가 중국과 무역 합의를 하면 “즉각” 100%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위협했다. 그러나 캐나다의 마크 카니 총리는 이미 1주일 전에 그 합의를 발표했고, 당시에는 트럼프로부터 처음에는 칭찬을 받았다.
애덤 턴퀴스트 LPL 파이낸셜 수석 기술 전략가는 “지정학적 갈등이 두더지 잡기처럼 계속 터져 나오는 현재의 상황으로 금에 위험 프리미엄이 계속 얹히고 있다”고 말했다.
다른 금속들도 값이 올랐다. 구리는 트럼프 정부가 지난해 7월 완제품에 50% 관세를 부과하면서 상승 압력을 받았다.
자동차 촉매 변환기와 다른 산업 제품에 쓰이는 백금과 팔라듐에 연동된 선물 가격도 연초 이후 25% 이상 올랐다.
턴퀴스트는 금속 가격 상승이 미국 달러의 약세도 일부 기인한다고 지적했다. 달러는 이번 주 지난해 9월 이후 최저치로 떨어졌다. 달러가 약해지면 다른 통화들은 상대적으로 강해지기 때문에, 해외 투자자들의 비달러 자산 매입이 늘어난다.
은 가격은 최근 몇 년 사이 태양광 패널과 데이터센터 프로젝트 등 산업적 사용이 늘어나면서 상승 압력을 받아 왔다. 고틀리브는 미국에서 다른 지역으로 은이 빠져나가면서 시카고 금속거래소의 은 재고가 최근 줄었다고 밝혔다.
금과 은 가격이 급등하면서 개인 투자자들도 금은 투자에 관심이 크게 증가했다.
세계금협회에 따르면, 금에 연동된 투자 펀드에 북미 지역에서만 지난해 약 510억 달러라는 사상 최대 규모의 자금이 유입됐다. 이들 펀드는 올해 첫 몇 주 동안에도 추가로 50억 달러가 유입됐다.
금과 은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일부 전문가들이 우려하기도 한다. 에이미 아노트 모닝스타 포트폴리오 전략가는 금은 가격이 역사적 고점에 있기 때문에, 뒤늦게 매수하는 사람들은 조정이 올 경우 피해를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아노트는 “금이 안전자산이라지만 시장이 혼란스러운 시기에는 상당히 취약할 수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