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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타르 LNG 중단 유럽·아시아 가스 쟁탈전…70년대 이후 최대 쇼크

호르무즈 해협 막히자 유가 하루 20% 폭등 원유 넘어 LNG·반도체까지

2026년 03월 0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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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시 한림읍 애월항 한국가스공사 LNG 인수기지에 LNG 수송선 SM JEJU LNG 1호(3300t급)가 첫 입항해 있다. 2019.09.24.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대(對)이란 전쟁이 시작된 지 열흘 만에 세계 경제가 1970년대 오일쇼크 이후 가장 심각한 에너지 시장 충격에 직면했다고 8일(현지 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당초 월가는 조기 평화 협상을 기대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에 ‘무조건 항복’을 요구하며 긴장이 고조되자 유가는 급등했다. 이날 미국 서부텍사스원유(WTI)와 브렌트유 선물 가격은 하루 만에 20% 이상 폭등했다. 이는 2020년 팬데믹 이후 시장 반등기를 제외하면 하루 기준 사상 최대 상승폭이다.

특히 세계 원유와 액화천연가스(LNG) 물동량의 약 20%가 통과하는 호르무즈 해협이 사실상 봉쇄되면서, 전문가들이 경고해온 ‘최악의 시나리오’가 현실화됐다는 평가다.

JP모건 체이스의 나타샤 카네바 애널리스트는 “기록된 역사상 호르무즈 해협이 완전히 폐쇄된 적은 단 한번도 없다”며 “지금의 상황은 단순한 위기를 넘어 상상조차 하기 어려운 수준”이라고 진단했다.

해협이 물리적으로 막힌 것은 아니지만, 이란 군 당국이 “통과하는 모든 선박을 불태우겠다”고 위협한 후 실제 9척이 공격을 받고 사망자가 발생하면서 선주들은 운항을 중단했다. 현재 해협 인근에는 1000척 이상의 선박이 대기 중이며, 약 1600만 배럴의 원유가 묶여 있는 상황이다.

산유국 셧인에 LNG 공급 붕괴…글로벌 원자재 시장 흔들

수출길이 막히자 산유국들은 유례없는 위기를 맞았다. 생산한 원유를 저장할 공간이 포화 상태에 이르면서 쿠웨이트와 이라크 등은 강제적인 생산 감축, 즉 ‘셧인(shutting in)’ 단계에 돌입했다. 전문가들은 수십 년간 가동된 유전의 경우 한 번 닫으면 지층 압력 변화로 이전 수준의 생산량을 회복하기 어려울 수 있다고 경고한다.

에너지 시장뿐 아니라 원자재 시장도 흔들리고 있다. 중동 지역 제련소들이 불가항력을 선언하며 알루미늄 가격이 수년 만의 최고치를 기록했다. 글로벌 알루미늄 생산 기업 노르스크 하이드로는 생산 정상화까지 최대 1년이 걸릴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번 위기가 과거 중동 석유 위기와 다른 점 중 하나는 세계 경제의 LNG 의존도가 크게 높아졌다는 점이다. 카타르의 라스 라판 가스 단지가 이란의 드론 공격으로 가동을 멈추자 전 세계 LNG 공급의 약 20%가 시장에서 사라졌다.

유럽과 아시아는 즉각 ‘가스 확보 전쟁’에 나섰다. 미국에서 스페인으로 향하던 LNG 운반선이 더 높은 가격을 제시한 아시아로 방향을 틀기도 했다. 특히 한국의 경우 천연가스 부산물인 헬륨 부족으로 반도체 생산 공정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에너지 역사학자 대니얼 예긴은 에너지 시설과 선박을 겨냥한 이란의 공세가 “트럼프 대통령을 압박해 물러나게 하려는 최우희 승부수”라고 분석했다. 이는 2022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지원국들을 분열시키기 위해 유럽행 천연가스 공급을 줄였던 전략과 유사하다는 설명이다.

에너지 인프라 공격 확산 우려…유가 150달러 전망
월가에서는 이란과 미국·이스라엘의 에너지 인프라 공격이 더욱 확대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실제 사우디아라비아는 지난 7일 유전으로 향하던 드론을 요격했고, 이스라엘은 주말 동안 이란 내 여러 연료 저장 시설을 공격했다. 이에 이란 고위 관계자는 중동 내 에너지 인프라에 대한 보복 공격 가능성을 시사하며 해협 통제권을 포기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에 월가에서는 유가가 배럴당 150달러까지 치솟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한편 미국은 풍부한 국내 에너지 공급 덕분에 충격을 일부 흡수할 수 있지만, 글로벌 유가 상승으로 주유소의 휘발유와 디젤 가격 인상은 불가피하다는 분석이다. 이에 트럼프 행정부는 걸프 지역의 공급 부족을 메우기 위해 인도의 러시아산 원유 사용을 허용하는 등 일부 제재를 완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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