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주요 발표가 나오기 직전, 금융 시장과 예측 사이트에서 수백만 달러 규모의 수상한 거래가 반복적으로 이뤄진 정황이 포착됐다.
20일(현지시간) 영국 BBC는 트럼프 대통령 2기 들어 주요 발표 전후의 거래량 데이터를 대조한 결과, 트럼프 대통령이 시장을 뒤흔드는 발언을 하기 몇 시간 혹은 몇 분 전, 거래가 급증하는 일관된 패턴을 확인했다고 보도했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는 지난 3월 9일 발생했다. 미국과 이란의 전쟁이 한창이던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CBS 뉴스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전쟁이 거의 끝났다”라고 밝혔다. 이 발언이 언론에 공개되기 47분 전, 유가 하락을 예상한 거액의 베팅이 선물 시장에 쏟아졌다. 인터뷰 내용이 공개되자마자 유가는 25% 폭락했고, 미리 베팅한 이들은 단숨에 수백만 달러를 벌어들였다.
지난해 4월 9일 발생한 ‘관세 유예’ 발표 때도 비슷한 패턴이 관찰됐다. 전 세계 증시가 관세 폭탄 우려로 하락하던 중, 트럼프 대통령이 90일간의 관세 부과 중단을 발표하기 18분 전부터 S&P 500 지수 상승에 베팅하는 거래가 분당 1만건 이상 폭주했다. 이들은 단 하루 만에 약 2000만 달러(약 270억 원)에 달하는 수익을 거둔 것으로 추정된다.
정치 예측 시장인 ‘폴리마켓’에서는 군사 기밀에 가까운 정보가 유출된 정황도 드러났다. ‘Burdensome-Mix’라는 아이디의 사용자는 지난 1월 2일 베네수엘라의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이 1월 안에 축출될 것이라는 쪽에 3만2500달러를 걸었다. 바로 다음 날 미 특수부대가 마두로를 체포하면서 이 사용자는 43만6000달러를 손에 쥐었다.
특히 해당 플랫폼인 폴리마켓의 고문단에는 트럼프 대통령의 아들인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가 포함되어 있어 논란을 키우고 있다. 트럼프 주니어는 또 다른 예측 플랫폼인 ‘칼시’의 전략 고문으로도 활동 중이다.
미 상원 민주당 의원들은 증권거래위원회(SEC)에 “행정부 내부자와 측근들이 국민을 희생시켜 배를 불리고 있는지 조사하라”라고 촉구했다. 하지만 SEC는 구체적인 답변을 거부했으며, 백악관 측은 “증거 없는 무책임한 보도”라며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금융 규제 전문가인 폴 우댕 ESSEC 경영대학원 교수는 “누군가가 트럼프 대통령의 발표 내용을 미리 알고 있었다는 명백한 징후가 보이지만, 정보의 원천을 특정하기 어려워 실제 기소까지 이어지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