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메인주 포틀랜드 해변에서 발견된 신원 미상의 변사체가 11년 만에 한국 국적의 한인 여성으로 확인됐다. 현지 경찰의 끈질긴 수사와 한국 수사 당국의 협조가 장기 미제 사건 해결의 결정적 계기가 됐다.
메인주 검시국과 포틀랜드 경찰국은 지난 2015년 포틀랜드 이스트 엔드 비치에서 숨진 채 발견된 여성의 신원이 한국 국적의 김병란 씨(사망 당시 66세)로 최종 확인됐다고 최근 발표했다.
3일 현지 매체 뱅거데일리뉴스는 이번 사건이 유전자 계보 분석과 국제 공조를 통해 해결된 대표적인 장기 미제 신원 확인 사례라고 보도했다.
김 씨의 시신은 2015년 5월 22일 포틀랜드 해변에서 발견됐다. 당시 신분증이나 소지품이 없어 신원을 특정할 수 없었으며, 수사 당국은 지문과 DNA를 채취해 미 연방수사국(FBI) 데이터베이스와 대조하고 몽타주를 배포하는 등 다각도의 수사를 진행했다.
그러나 별다른 단서를 찾지 못하면서 사건은 장기 미제 신원미상 사건인 이른바 ‘제인 도(Jane Doe)’로 분류됐다.
수사의 전환점은 장기 미제 사건 유전자 분석을 전문으로 하는 비영리단체 DNA Doe Project가 참여하면서 마련됐다.
이 단체는 확보된 DNA를 토대로 법의학적 계보 분석을 진행했고, 해당 여성이 한국계 혈통일 가능성이 높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하지만 혈통만으로는 정확한 신원을 확인하기 어려웠다. 이후 사건을 담당한 포틀랜드 경찰국은 한국계라는 단서 하나를 바탕으로 한국 수사기관과 지속적으로 협조를 요청하며 추적을 이어갔다.
결국 한국 경찰은 주민등록 데이터베이스에 보관된 지문과 미국 측이 제공한 지문을 대조한 끝에 김 씨의 신원을 확인하는 데 성공했다. 시신이 발견된 지 11년 만이었다.
조사 결과 김 씨는 생전 뉴욕 지역에 거주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메인주 당국은 신원 확인 이후 한국에 거주하는 유족들에게 사망 사실을 공식 통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지 언론은 이번 사건이 첨단 유전자 분석 기술과 수사기관 간 국제 공조가 결합해 오랜 미제 사건을 해결한 사례라고 평가했다.
11년 동안 이름 없이 남겨졌던 한인 여성은 결국 자신의 이름을 되찾았고, 유족들도 오랜 세월 이어진 가족의 공백에 대한 답을 얻게 됐다.
<김상목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