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더 이상 이민자들에게 기회의 나라가 아니라는 인식이 아시아계 미국인 사회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트럼프 행정부의 강경 이민 단속 정책이 이어지면서 아시안 성인의 60%가 미국이 더 이상 이민자에게 좋은 나라가 아니라고 답했고, 절반 이상은 이민 단속을 의식해 일상생활 방식까지 바꾼 것으로 조사됐다.
AP통신은 지난 15일 AAPI Data와 NORC 공공문제연구센터가 공동 실시한 전국 여론조사 결과를 인용해 이같이 보도했다.
조사에 따르면 아시아계 미국인 및 태평양계(AAPI) 성인의 약 60%는 “미국이 과거에는 이민자들에게 좋은 나라였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다”고 응답했다. 반면 현재도 미국이 이민자들에게 좋은 나라라고 평가한 비율은 약 30%에 그쳤다.
특히 응답자의 절반 이상은 최근 1년 사이 이민 단속과 관련된 우려 때문에 자신의 행동이나 생활 습관을 바꿨다고 답했다.
구체적으로는 신분 확인을 위해 여권이나 시민권 증서, 영주권 카드를 상시 휴대하거나 여행 계획을 변경하고 특정 장소 방문을 자제하는 사례가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는 가족이나 지인이 구금 또는 추방되는 상황을 직접 경험했거나 주변에서 목격했다고 응답했다.
이번 조사에서 주목할 점은 이러한 불안감이 불법체류자나 비시민권자에 국한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시민권자와 영주권자들 사이에서도 혹시 모를 신분 확인이나 단속 상황에 대비해 관련 서류를 소지하는 사례가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전문가들은 최근 수개월 동안 강화된 연방 이민 단속이 아시아계 커뮤니티 전반에 심리적 압박을 주고 있다고 분석했다.
AAPI Data 공동 창립자인 카르틱 라마크리슈난은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오랫동안 미국에 살아온 이민자들조차 더 이상 미국을 최고의 기회의 나라로 확신하지 못하고 있다”며 “이민 정책 변화가 커뮤니티의 정서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조사 결과는 아시아계 미국인들이 미국 사회의 미래에 대해서도 비관적으로 바라보고 있음을 보여준다. 응답자 상당수는 최근 이민 정책과 정치적 분위기가 미국의 개방성과 다양성을 약화시키고 있다고 우려했다.
AP통신은 특히 아시아계 미국인의 상당수가 해외 출생자이거나 이민자 가정 출신인 만큼, 추방과 단속 확대에 대한 우려가 다른 인종 집단보다 더욱 직접적으로 체감되고 있다고 전했다.
이번 여론조사는 지난 4월 미국 전역의 아시아계 미국인 및 태평양계 성인 1,075명을 대상으로 실시됐으며 표본오차는 ±4.4%포인트다.
최근 발표된 다른 전국 조사에서도 아시아계 미국인은 미국 내 주요 인종 집단 가운데 가장 높은 수준의 불안감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이민 정책 변화와 반이민 정서 확산이 이러한 심리적 불안의 주요 원인 가운데 하나로 작용하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K-News LA 편집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