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막대한 투자 손실, 친 투자 이재명 정부에 정치적 위협 “정부, 코스피 올리려고 단일 레버리지 ETF승인 서둘러”
한국 증시가 극심한 변동성을 보이는 가운데, 증시 호황을 앞세워 출범한 이재명 정부가 정치적 부담에 직면하고 있다고 3일(현지 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서울발 기사에서 보도했다.
지난주 코스피는 글로벌 기술주 급락 여파로 6월 고점 대비 한때 약 40% 가까이 하락했다. 수천 명의 투자자가 손실을 입고 마진콜(추가 증거금 요구)에 직면했다.
FT는 “인공지능(AI) 열풍이 반도체 제조업체에 대한 투자를 부추기면서 한국은 세계에서 가장 변동성이 큰 시장 중 하나가 됐다”며 “막대한 손실은 이재명 대통령에게 정치적 위협이 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친(親)투자 정책이 오히려 독이 됐다는 지적이다.
3일 발표된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 조사에 따르면 이 대통령의 국정 수행 지지율은 취임 후 최저치인 45.9%를 기록했다. 특히 30대 지지율은 한 주 만에 7.4%포인트 하락한 31.9%로 집계됐다.
정의연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한투연) 대표는 “우리 채팅방에는 이 대통령에 대한 비판이 가득하다”며 “많은 회원이 다음 선거에서 여당에 투표하지 않겠다고 다짐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율 명지대학교 정치학과 교수는 “이 같은 분노는 더불어민주당의 총선 승리를 어렵게 만들 수 있다”며 “이 대통령은 개인들에게 주식 투자를 장려하면서 일정 부분 책임을 지게 됐다”고 말했다. 차기 총선은 2028년 4월 치러질 예정이다.
FT는 “이 대통령만큼 정치적 운명을 증시와 연결한 한국 대통령은 없었다”며 “과거 개인 투자자였던 이 대통령은 2030년 임기 말까지 코스피 지수를 5000까지 끌어올리겠다는 공약으로 당선됐다”고 평가했다.
이 대통령은 코스피 지수가 지난 10년 넘게 2000선 부근에 머문 것을 문제로 지적하며, 한국인들의 자산이 부동산에서 주식과 같은 ‘생산적인 투자’로 이동해야 한다고 강조해왔다. 또한 소액주주 보호 강화를 통해 기업으로 더 많은 자본이 유입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투자그룹 차파트너스의 김형균 본부장은 “이 대통령은 취임 초기 투자 친화적인 상법 개정안을 도입하는 등 성과를 냈다”며 “증시 활성화는 가장 큰 업적 중 하나다. 인구 3분의 1에 해당하는 1500만 명이 주식에 투자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기업의 사상 최대 실적 기대에 힘입어 코스피는 9000선을 돌파하기도 했다.
그러나 AI 투자 열기에 대한 우려와 투자자들의 포트폴리오 조정(리밸런싱)이 이어지면서 상승분을 대부분 반납하고 현재는 6000선 안팎에서 거래되고 있다.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역풍…”코스피 지수 올리려고 승인 서둘러”
FT는 정부가 고위험 상품에 대한 투자 접근성을 확대했다는 점을 지적했다. 지난 5월 말 금융당국은 처음으로 단일 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를 승인했고, 이후 시장 변동성을 키웠다는 비판이 나오면서 이찬진 금융감독원장 등이 유감을 표명했다.
한 서울 소재 은행 관계자는 “정부가 코스피 지수를 끌어올리기 위해 레버리지 ETF 승인을 서둘렀다고 본다”며 “물론 투자 책임은 궁극적으로 개인에게 있지만, 많은 사람이 정부를 신뢰하고 있다. 정부가 주식 투자를 적극 장려한 만큼 완전히 책임이 없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코리아리스크그룹 존 리 편집장은 “투자자 선택의 폭을 넓히려는 의도였지만 결과적으로 역풍을 맞았다”고 평가했다. 금융당국은 최근 단일 종목 레버리지 ETF의 기본 예탁금을 상향하는 등 규제 강화에 나서고 있다.
K-News LA 편집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