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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해협 통제권 쥐었다 …중동질서 재편발판”

MOU, 18쪽의 JCPOA과 달리 한시 프레임 이란, 호르무즈 통제권으로 트럼프 압박

2026년 06월 1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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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혁명수비대 해군이 호르무즈해협에서 상선을 나포하고 있다. SINTtechnical@Osinttechnical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과의 양해각서(MOU)가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시절 핵 합의보다 낫다고 자평했지만 전문가들은 회의적인 시각을 내놓고 있다고 알자지라가 18일 보도했다.

중동 매체 알자지라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부대행사에서 미·이란 MOU가 오바마 행정부가 2015년 체결한 포괄적공동행동계획(JCPOA)보다 우월한 합의라고 평가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1기 임기 중인 2018년 JCPOA에서 일방적으로 탈퇴한 바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MOU가 60일간의 후속 협상을 촉발하는 틀에 불과한 만큼 수년 간의 협상과 핵 전문가들의 참여로 완성된 18쪽 분량의 JCPOA와 실질적으로 다른 포괄적 합의로 이어질지는 아직 판단하기 이르다고 경고했다.

샤람 악바르자데 호주 멜버른 디킨대학교 중동연구포럼 소장은 “MOU는 어떤 실질적인 문제도 다루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이란의 핵 프로그램과 우라늄 농축에 관한 모든 문제를 미국과 이란이 추후 협상하도록 남겨둔 것에 불과하다”고 덧붙였다.

영국 채텀하우스의 아니세 바시리 타브리지 연구원은 MOU가 이란의 핵 프로그램을 구체적으로 다루기보다 현재의 휴전 연장에 초점을 맞추고 있어 두 합의를 현 단계에서 비교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말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국과 이란 간 종전 양해각서(MOU)에 서명한 장소가 107년 전 제1차 세계대전을 종결한 베르사유 조약이 체결된 곳과 동일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그 역사적 배경이 주목받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17일(현지 시간) 베르사유궁에서 이란과의 종전 MOU에 서명하는 모습.<사진출처: 백악관>

핵 프로그램·무기 개발 제한
14개항으로 구성된 이번 MOU에서 이란은 핵무기 획득·개발을 하지 않겠다고 약속했는데, JCPOA도 같은 내용을 담고 있었다.

JCPOA는 이란이 15년간 우라늄을 3.67%까지 농축할 수 있도록 허용했는데 이는 핵발전소 운영에는 충분하지만 핵무기 제조에 필요한 90%에는 크게 못 미치는 수준이었다.

반면 이번 MOU는 이란의 우라늄 농축 허용 여부와 기간에 대해 아무런 언급이 없다.

악바르자데는 이란의 핵무기 비개발 서약이 “새로운 내용도, 새로운 약속도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란은 핵폭탄을 추구하지 않는다고 일관되게 재확인해 왔다”고 설명했다.

프레데릭 슈나이더 중동국제문제위원회 선임연구원은 핵무기 개발 자제라는 이란의 약속 자체가 미국에 실질적인 성과가 되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슈나이더는 알자지라에 “트럼프가 이 문제에서 달성할 수 있는 합의는 기껏해야 현상 유지에 불과할 것”이라며 “이미 CIA를 포함한 정보기관들이 테헤란이 핵무기를 적극적으로 개발하고 있지 않다는 결론을 내린 바 있다”고 말했다.

이란혁명수비대IRGC 해군의 소형 함정[IRGC 공개]
제재 해제·경제 재건
MOU는 미국이 이란에 대한 모든 제재를 종료하고 역내 파트너들과 함께 이란의 재건 및 경제 개발을 위한 최소 3000억 달러 규모의 계획을 수립하겠다고 명시했다.

JCPOA가 이란의 핵 의무 이행을 조건으로 제재를 단계적으로 해제하는 방식을 취했던 것과 달리 이번 MOU의 제재 해제는 최종 합의의 일환으로 합의된 일정에 따라 발효된다고 명시돼 있다.

JCPOA에 없었던 3000억 달러 규모의 경제 재건 기금은 이란을 고립에서 벗어나게 할 수 있는 대규모 지원이다.

알리 알라비 런던 소아스대학교 중동·이란학 교수는 이 기금이 이란과 걸프협력회의(GCC) 국가들 간 경제 통합을 심화시켜 역내 긴장 완화에 기여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과거 JCPOA가 이란에 일부 동결 자산 접근을 허용했다며 이를 탈퇴 명분 중 하나로 내세웠다.

그러나 그는 이날 G7 정상회의 부대행사에서 “이란의 돈”이라며 “언젠가는 돌려줘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슈나이더는 이 약속이 실질적이기보다 상징적 성격이 강하다고 지적했다.

동결 자산 대부분이 미국이 직접 보유한 것이 아니라 중국과 이라크 등에 묶인 무역 수익이기 때문이다.

호르무즈 해협
이란은 지난 2월28일 개전 초기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해 세계 석유·액화천연가스(LNG) 공급량의 5분의 1을 차단했고 이는 글로벌 에너지 시장에 충격을 줬다.

미국도 수 주 뒤 이란 항구에 대한 해상 봉쇄로 맞대응했다.

MOU는 미국이 서명 즉시 봉쇄 해제에 착수하고 30일 이내에 해상 봉쇄를 완전히 종료하겠다고 명시했다.

또 이란은 오만과 호르무즈 해협의 향후 운영·해상 서비스 체계를 협의하기로 했다. 이 조항은 해협 통행에 대한 서비스 요금 부과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알라비는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 통제권을 앞세워 중동의 ‘새로운 질서’를 사실상 확립했다고 평가했다.

그는 “이란은 JCPOA 협상 당시보다 더 많은 협상력을 갖게 됐다”며 “트럼프는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초래한 경제적 압박을 견디지 못하고 JCPOA보다 훨씬 많은 것을 이란에 내줬다”고 말했다.

이란 역내 동맹 문제
MOU는 레바논 헤즈볼라, 가자지구 하마스, 예멘 후티 등 이란이 지원하는 역내 무장단체 문제를 JCPOA와 마찬가지로 명시적으로 다루지 않는다.

레바논을 포함한 모든 전선에서 즉각적이고 영구적인 군사 작전 종료를 선언했지만 이란과 함께 전쟁을 일으킨 이스라엘이나 헤즈볼라에 대한 언급은 없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미·이란 합의 발표에도 불구하고 레바논 남부 점령을 계속하겠다고 선언한 상태다.

슈나이더는 “이번 트럼프 합의는 이란의 역내 동맹 세력에 대한 양보를 요구하지 않는 반면 미국이 이스라엘의 레바논 전쟁을 억제하는 양보를 포함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영국 싱크탱크 채텀하우스의 바시리 타브리지 연구원은 이번 합의가 JCPOA보다 나은 합의가 되려면 이란이 핵 프로그램과 대리 세력을 통한 억지 태세를 유지할 필요성을 느끼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란을 경제적으로 충분히 끌어들이고 취약성에 대한 인식을 서서히 해소하며 상호 신뢰를 쌓아가는 합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알자지라는 향후 60일이 그 가능성을 가늠하는 시험대가 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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