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케어 어드밴티지(Medicare Advantage) 보험사들이 전문요양시설(Skilled Nursing Facility·SNF) 입소 승인 요청을 대거 거부한 뒤, 환자들이 항소하면 대부분 승인을 내준 것으로 나타나 논란이 커지고 있다.
연방 보건복지부(HHS) 감찰관실(OIG)은 지난 11일 발표한 보고서에서 메디케어 어드밴티지 보험사들의 요양시설 입소 사전승인(Prior Authorization) 심사 과정에 심각한 문제가 있을 가능성을 지적하며 추가 감독과 조사를 권고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조사 대상 19개 메디케어 어드밴티지 보험사는 2024년 6월 한 달 동안 접수된 전문요양시설 입소 요청의 평균 12%를 거부했다.
전문요양시설은 수술이나 질병 치료 후 재활치료와 전문 간호가 필요한 환자들이 이용하는 시설로, 특히 고령층 메디케어 가입자들에게는 병원 치료의 연장선으로 여겨진다.
그러나 OIG가 가장 심각하게 본 부분은 거부율 자체보다도 항소 결과였다.
보고서에 따르면 보험사의 거부 결정에 대해 환자나 의료기관이 항소한 사례를 분석한 결과, 무려 95%가 승인으로 번복됐다.
OIG는 보고서에서 “항소 단계에서 대부분의 거부 결정이 뒤집혔다”며 “이처럼 높은 번복률은 초기 거부 결정의 적절성에 의문을 제기한다”고 밝혔다.
쉽게 말해 보험사가 처음에는 “치료가 필요하지 않다”고 판단했지만 재심사에서는 거의 대부분 “치료가 필요하다”고 인정한 셈이다.
더 큰 문제는 상당수 환자들이 항소조차 하지 못했다는 점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거부된 사례 가운데 실제 항소로 이어진 비율은 18%에 불과했다.
결국 환자 10명 중 8명 이상은 보험사의 거부 통보를 그대로 받아들인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요양시설 입소 승인을 요청하는 환자들은 대부분 70~90대 시니어, 수술 직후 환자, 뇌졸중 환자, 골절 환자 등으로 복잡한 보험 절차를 이해하고 대응하기 쉽지 않은 경우가 많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이번 보고서가 사실상 “항소한 사람은 치료를 받고, 항소하지 못한 사람은 치료 기회를 잃을 수 있는 구조”를 보여준 사례라고 평가하고 있다.
메디케어 어드밴티지란 무엇인가
메디케어 어드밴티지는 연방정부가 직접 운영하는 전통적 메디케어(Original Medicare)를 대신해 민간 보험회사가 정부로부터 위탁받아 운영하는 메디케어 플랜이다.
정부는 가입자 1인당 일정 금액을 보험사에 지급하고, 보험사는 그 예산 안에서 의료 서비스를 관리한다.
현재 미국 메디케어 가입자의 절반 이상이 메디케어 어드밴티지에 가입해 있다.
치과, 안경, 처방약 등 추가 혜택이 많아 가입자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지만, 보험사가 비용 절감을 위해 사전승인 제도를 적극 활용한다는 비판도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다.
의사와 병원이 필요하다고 판단한 치료라도 보험사가 승인을 내주지 않으면 서비스 이용이 제한될 수 있기 때문이다.
“거부 통보가 최종 결정은 아니다”
이번 보고서는 메디케어 어드밴티지의 사전승인 제도가 환자 보호보다는 비용 통제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의문을 다시 제기하고 있다.
보험사 입장에서는 최초 단계에서 거부 결정을 내릴 경우 상당수 환자가 항소하지 않기 때문에 의료비 지출을 줄일 수 있다.
반면 환자들은 필요한 재활치료를 받지 못하거나 가족이 간병 부담을 떠안게 될 수 있다.
OIG는 메디케어·메디케이드 서비스센터(CMS)에 보험사별 거부 패턴을 정기적으로 추적하고, 왜 이렇게 많은 사례가 항소 단계에서 뒤집히는지 조사할 것을 권고했다.
또 보험사와 외부 심사 업체들의 승인 심사 과정에 대한 감독도 강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번 보고서가 던지는 가장 중요한 메시지는 분명하다.
보험사의 승인 거부 통보가 반드시 최종 결정은 아니라는 점이다.
실제로 항소가 이뤄진 사례의 95%가 승인으로 뒤집혔다.
결국 이번 OIG 보고서는 메디케어 가입자들에게 “거부 통보를 받았다고 해서 포기하지 말고 반드시 항소 가능성을 검토해야 한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동시에, 정부에는 사전승인 제도 전반에 대한 개혁 필요성을 제기한 셈이다.
한편 OIG 보고서는 같은 메디케어 어드밴티지 가입자라도 보험사에 따라 요양시설 입소 승인 가능성이 크게 달라지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KNEWS LA는 후속 기사에서 보험사별 거부율 현황을 분석한다.
<김상목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