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와이주 검찰에 따르면 오아후 대배심은 지난 24일 루크 부지사를 뇌물수수 공모, 뇌물수수, 후보자 선거위원회 보고서 허위 작성 등 모두 12개 혐의로 기소했다. 함께 기소된 인물은 로비스트 토비 솔리둠(Tobi Solidum)을 비롯해 전직 주 하원의원과 전직 주정부 고위 관계자 등 모두 5명이다.
기소장에 따르면 루크 부지사는 2022년 하와이주 하원 재정위원장을 맡고 부지사 선거에 출마하던 당시, 코로나19 검사소 운영 계약과 관련한 편의를 제공하는 대가로 솔리둠으로부터 선거자금을 약속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솔리둠이 루크 측 선거캠프에 5,000달러 수표 2장을 전달한 뒤 추가로 총 7만 달러를 지원하겠다는 취지의 대화를 나눴으며, 최소 3만5,000달러의 대가성 후원을 약속했다고 보고 있다.
검찰이 확보한 대화 내용에는 솔리둠이 “다음 주까지 3만5,000달러를 마련하겠다. 우리가 이야기한 7만 달러의 절반이 될 것”이라고 말하자 루크가 “정말 좋네요(That’s terrific)”라고 답한 내용도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사건의 발단은 하와이 신장재단(National Kidney Foundation of Hawaii)이 운영하던 코로나19 검사소 계약이었다. 당시 이 단체를 대리하던 로비스트 솔리둠은 계약 연장과 정부 지원 확보를 위해 정치권을 상대로 로비를 벌인 것으로 검찰은 보고 있다.
루크 부지사 측은 선거캠프 ‘Friends of Sylvia Luke’ 앞으로 5,000달러 수표 두 장을 받은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추가 3만5,000달러는 받은 적이 없으며, 어떠한 후원자에게도 특혜를 제공한 사실이 없다고 혐의를 부인했다. 그는 앞서 자신의 SNS를 통해 “나는 평생 진실성과 정직함을 가장 중요한 가치로 여겨왔다”며 “후원자에게 특별한 혜택을 준 적은 결코 없다”고 밝혔다.
이번 수사는 올해 초 하와이주 법무장관 앤 로페즈가 착수한 공직 부패 수사의 일환으로, 연방 수사에서 파생된 사건이다. 선거자금 수사 사실이 지난 4월 공개된 이후 루크 부지사는 사실상 직무에서 물러났으며, 재선 도전 계획도 철회했다.
조시 그린 하와이 주지사는 기소 직후 성명을 내고 “부지사는 이 문제를 해결하고 하와이 주정부가 앞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공식적인 사퇴를 검토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국명 장은정인 루크 부지사는 한국계 1.5세로 변호사 출신이다. 하와이주 하원의원과 하원 재정위원장을 거쳐 2022년 부지사에 당선됐으며, 미국 주정부 선출직 가운데 가장 높은 직위에 오른 첫 한국계 미국인으로 기록되며 한인사회의 큰 주목을 받아왔다. 이번 기소는 한국계 정치인의 대표적인 성공 사례로 평가받아온 그의 정치 인생에 최대 위기를 안긴 사건으로 평가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