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헐리우드의 부활이 영화 같은 규모로 이어지고 있다. ‘오디세이’, ‘스파이더맨: 브랜드 뉴 데이’, ‘토이 스토리 5’ 같은 여름 블록버스터는 물론, 저예산 영화인 ‘옵세션’과 ‘백룸스’까지 흥행에 성공하며 관객들이 극장으로 대거 돌아오고 있다.
2026년은 팬데믹 이후 최고 흥행 기록을 세울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까지 미국 박스오피스 매출은 62억 달러를 넘어섰으며, 2018년에 세운 역대 최고 기록인 118억 달러에도 근접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스트리밍 서비스의 인기가 여전히 높지만, 미국 관객들은 수년 만에 가장 큰 규모로 다시 극장을 찾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흐름 속에 LA의 또 다른 상징적인 극장도 재개장을 앞두고 있다.
캐나다 토론토에 기반을 둔 극장 운영업체 관계자인 리우 페레이라는 최근 스코라스 가문과 임대 계약을 체결하고 웨스트우드 빌리지의 명소인 브루인 극장을 다시 운영하기로 했다.
90년 역사를 지닌 브루인 극장은 그동안 수백 편의 영화 시사회를 개최해 온 곳으로, 670석 규모를 갖추고 있다. 영화와 TV 작품에도 여러 차례 등장했으며, 특히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의 영화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헐리우드’에서 마고 로비가 연기한 샤론 테이트가 자신이 출연한 영화를 관람하는 이른바 ‘내가 영화에 나와요’ 장면의 배경으로 잘 알려져 있다.

브루인 극장과 웨이번 애비뉴, 브록스턴 애비뉴 교차로에 위치한 인근 빌리지 극장은 리젠시 시어터스와의 임대 계약이 종료되면서 2024년 모두 문을 닫았고, LA를 대표하는 역사적인 영화 거리도 한동안 적막에 휩싸였다.
현재 영화감독 제이슨 라이트먼이 이끄는 투자 그룹이 빌리지 극장을 보수 공사 중이며, 2027년 재개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브루인 극장까지 문을 열게 되면 웨스트우드 영화가의 부활에 더욱 힘이 실릴 것으로 기대된다.
페레이라는 “이런 역사를 이어받게 돼 영광스럽다”며 “나에게 이곳은 세계 최고의 영화관이다. 나는 그저 작은 역할을 할 뿐”이라고 말했다.
브루인 극장은 현재도 전반적인 상태가 양호한 편이라고 그는 설명했다.
페레이라는 영사 시스템을 업그레이드하고 35mm와 70mm 필름 영사기를 다시 설치할 계획이다. 외부 간판은 소폭 정비하고, 장기적으로는 옛 극장의 상징이었던 문자 교체식 전광판도 복원하고 싶다고 밝혔다.
다만 최신 멀티플렉스처럼 리클라이너 좌석을 들여놓을 계획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브루인의 가장 큰 강점은 역사성이다. 마치 1960~70년대에 와 있는 듯한 느낌을 준다”며 “의자를 모두 바꾸고 최고급 리클라이너를 설치할 수도 있지만, 그렇게 되면 이 극장만의 개성을 잃게 된다”고 말했다.
브루인 극장은 오는 10월 관객을 다시 맞이하는 것을 목표로 준비 중이다.

브루인 극장과 함께 선셋 블루버드에 있는 또 다른 역사적인 극장인 시네라마 돔의 재개장 움직임도 우연은 아니라는 분석이 나온다.
팬데믹 기간 봉쇄 조치로 극장 산업은 큰 타격을 입었다. 2020년 미국 박스오피스 매출은 20억 달러를 겨우 넘기는 데 그쳤고, 같은 기간 넷플릭스와 디즈니+, 애플 TV+ 같은 스트리밍 서비스 가입자는 급증했다.
이후 박스오피스 매출은 2021년 45억 달러, 2022년 74억 달러로 회복세를 보였으며, 2023년부터 2025년까지는 연평균 87억 달러 수준을 기록했다.
2023년 ‘바비’와 ‘오펜하이머’의 동시 흥행으로 이른바 ‘바벤하이머’ 열풍이 일며 회복 조짐이 나타났지만, 대형 블록버스터가 완전히 돌아왔다는 확신을 업계가 갖게 된 것은 올여름부터였고, 관객들도 이에 적극적으로 호응했다.
페레이라는 헐리우드가 항상 대작 영화를 제작해 왔지만, 특히 ‘백룸스’와 ‘옵세션’의 성공이 영화 산업 부활에 큰 힘을 보탰다고 평가했다.
제작비 100만 달러 미만으로 만들어진 ‘옵세션’은 전 세계에서 약 4억7,500만 달러의 흥행 수익을 올렸고, 약 1,000만 달러의 제작비가 투입된 ‘백룸스’도 약 4억 달러를 벌어들이며 프랜차이즈 영화가 아니더라도 관객들이 독창적인 작품을 찾는다는 사실을 입증했다.
페레이라는 “‘옵세션’과 ‘백룸스’는 독창적인 영화를 만들어 관객에게 선보이고, 그것이 인위적으로 만들어진 흥행작이 아니라 진정한 성공작으로 성장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라며 “모든 영화가 초대형 블록버스터가 될 필요는 없다. 이런 중간 규모의 영화들이 많이 만들어지면 영화 산업 전체를 움직이는 원동력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역사적인 극장들의 재개장이 결국 영화 산업의 오랜 원칙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페레이라는 “영화사들이 사람들이 보고 싶어 하는 영화를 진심을 담아 만들고, 대충 제작해 곧바로 스트리밍이나 비디오로 보내지 않는다면 관객들은 다시 극장으로 돌아온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말했다.
박성철 기자(sungparkknews@gmai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