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EC에 1억달러 인수 제안 공식 공시…전국 규모 외식업체가 인수의향서 제출
LA에서 한인들이 시작해 미국을 대표하는 K-바비큐 체인으로 성장한 ‘젠 코리안 BBQ(GEN Korean BBQ)’가 미국 내 54개 식당을 약 1억 달러에 매각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불과 최근까지 미국 곳곳에 대형 매장을 잇따라 열고 한국에까지 역진출하며 공격적인 외형 확장에 나섰던 젠이 레스토랑 사업을 사실상 통째로 매각하고 포장식품(CPG)과 리테일 사업 중심의 기업으로 변신하는 중대한 갈림길에 선 것이다.
젠 레스토랑 그룹(GEN Restaurant Group Inc.)이 연방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최근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회사는 전국 규모의 한 외식업체로부터 미국 레스토랑 사업을 인수하겠다는 제안을 받았으며 인수 제안 규모는 약 1억 달러로 나타났다.
특히 SEC에 제출된 자료를 보면 이번 제안은 단순히 일부 매장을 사들이는 형태가 아니라 GEN의 미국 레스토랑 사업과 이에 관련된 임대계약을 인수하는 내용이다.
인수를 제안한 업체는 구체적인 회사명이 공개되지 않았지만 ‘전국 규모의 멀티 콘셉트 레스토랑 운영업체(nationwide, multi-concept restaurant operator)’로 명시됐다.
외식업계 전문매체 Nation’s Restaurant News에 따르면 이 업체는 GEN과 이미 사업 관계를 맺고 있는 전국 규모의 멀티 브랜드 외식업체인 것으로 알려졌다.
GEN 측은 그러나 인수 후보의 회사명은 공개하지 않았다.
현재로서는 특정 외식기업을 인수자로 지목할 만한 공식적인 근거는 없다.
SEC 자료에서 주목되는 또 다른 부분은 이번 제안이 아직 최종적인 매매계약이 아니라 ‘비구속적 인수의향서(non-binding letter of intent)’ 단계라는 점이다.
즉 1억달러 규모의 인수 조건이 제시되기는 했지만 GEN이 반드시 회사를 매각해야 하는 법적 의무가 발생한 것은 아니다.
GEN 이사회는 재무 및 법률 자문사들과 함께 인수 제안과 회사의 전략적 선택지를 검토하고 있다. 검토 과정에서 다른 제안이나 대안을 고려할 가능성도 있으며 최종 계약이 체결되거나 실제 매각이 완료된다는 보장도 없다.
데이비드 김(David Kim) GEN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는 “이번 제안은 GEN 브랜드와 우리가 지금까지 구축해 온 가치가 인정받았다는 의미”라며 “이사회가 재무·법률 자문사들과 함께 회사와 모든 주주에게 최선의 선택이 무엇인지 신중하게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 회장은 특히 이 같은 거래가 전략적인 측면에서 의미가 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레스토랑 사업을 매각하면 식당 사업을 통해 쌓아온 기업가치를 현금화하는 동시에 매장 임대와 운영 등 외식업에 따른 장기적인 재무 부담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GEN이 최근 빠르게 확대하고 있는 포장식품 사업은 신규 레스토랑을 계속 출점하는 것보다 상대적으로 적은 자본으로 사업 규모를 확대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번 매각 검토가 주목되는 것은 GEN이 최근까지 미국과 한국에서 매장을 공격적으로 늘리며 외식 사업 확대에 나서왔기 때문이다.
Knews LA와 스시뉴스 LA는 지난 3월 GEN 코리안 BBQ가 애리조나 투산에 약 1만 스퀘어피트 규모의 대형 매장을 열었다고 보도했다. 투산몰 인근에 들어선 이 매장은 대형 바와 스크린 등을 갖추고 가족 고객뿐 아니라 대학생과 젊은 고객층까지 겨냥했다.
앞서 지난해 3월에는 텍사스 샌안토니오의 두 번째 매장 출점 계획도 알려졌다. GEN은 캘리포니아를 넘어 텍사스와 네바다, 애리조나 등으로 사업 영역을 넓히며 전국 체인으로 성장해왔다.
특히 지난해에는 한식의 본고장인 한국에 역진출하는 상징적인 행보까지 보였다.
GEN은 2025년 6월 경기도 고양시 일산 웨스턴돔에 한국 첫 매장을 열었다. 당시 GEN은 미국에서 32개 지점을 운영하고 있었으며 한국에 추가로 3개 매장을 열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GEN의 한국 진출은 한인 이민자들이 미국에서 만든 K-바비큐 브랜드가 미국 시장에서 성공한 뒤 다시 한국으로 진출했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았다.
GEN 코리안 BBQ는 지난 2011년 캘리포니아에서 데이비드 김 회장 등이 창업했다.
고객이 테이블에 설치된 그릴에서 직접 고기를 구워 먹는 한국식 고깃집 문화를 미국식 ‘올유캔잇(all-you-can-eat)’ 시스템과 결합해 빠르게 성장했다.
양념갈비와 차돌박이, 삼겹살, 불고기 등 한국식 고기 메뉴를 무제한 방식으로 제공하면서 모던한 인테리어와 젊은 고객층을 겨냥한 운영 방식을 접목했고, 이후 남가주를 넘어 전국적인 K-바비큐 브랜드로 성장했다.
그러나 GEN의 다음 성장동력은 식당이 아니라 슈퍼마켓 진열대가 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GEN은 이미 자사 브랜드를 활용한 포장식품을 앨벗슨(Albertsons), 스테이터 브라더스(Stater Bros.), 스마트앤파이널(Smart & Final), 세이브마트(Save Mart), 베브모(BevMo) 등 주요 유통업체에서 판매하고 있다. 일부 지역에서는 코스트코(Costco)에도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
또 BJ’s 홀세일 클럽과 월마트를 비롯해 크루즈 업체, 대형 식품 유통업체 시스코(Sysco) 등에도 제품 공급을 제안했다.
김 회장은 리테일과 식료품 업체들의 초기 반응이 상당하다며 레스토랑 사업 매각이 성사될 경우 재무구조를 강화하는 동시에 회사의 자원을 CPG 사업에 집중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GEN은 올해 말까지 자사 제품의 미국 내 판매처가 1,500~2,000곳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향후 12개월 동안 예상하는 관련 매출은 3,500만~4,000만달러에 달한다.
결국 이번 1억달러 인수 제안은 단순히 GEN의 일부 식당을 사고파는 거래가 아니라 회사의 정체성과 사업구조 자체를 바꿀 수 있는 거래다.
2011년 남가주에서 출발해 미국 54개 매장으로 성장하고 한식의 본고장 한국에까지 역진출한 GEN이 15년 만에 미국 레스토랑 사업을 매각하고 전국 유통망을 갖춘 K-푸드 식품기업으로 변신할지 주목된다.
다만 SEC에 공개된 것처럼 현재는 비구속적 인수의향서 단계인 만큼 실제 매각 여부와 최종 거래가격, 인수업체 등은 향후 협상과 이사회 검토 결과에 따라 결정될 전망이다.
<김상목 기자> knewsla@gmail.com
관련기사 남가주 한인 식당 체인 젠 BBQ, 한국 상륙 … 고양 일산에 첫 매장



